윤석열 인사청문회의 반전(反戰)
윤석열 인사청문회의 반전(反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7.09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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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엔 차수까지 변경하며 진행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를 보느라 잠을 설쳤다. 두 번씩이나 두 자리 승진을 만들어가는 ‘인생역전’과 검찰기수 ‘파괴의 역설’을 만들어가는 역사적 현장을 놓치고 싶지 않아 어렵사리 채널도 몰랐던 국회방송을 찾아본 것이다.

윤 후보자는 ‘정치적 압력’에 저항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고, 검찰총장 후보까지 됐다. 그는 최근 2년여 동안 적폐 수사를 진두지휘해 왔다.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이 행정부의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때 국회의 검증 절차를 거치게 함으로써 행정부를 견제하는 제도적 장치다.

이는 고위 공직에 지명된 사람이 자신이 맡을 공직을 수행해 나가는 데 적합한 업무능력과 인성적 자질을 갖추었는지를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제16대 국회가 2000년 6월 인사청문회법을 제정함으로써 도입되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차수를 변경해 자정을 넘겨 9일 새벽까지 청문회를 진행했다. 정치는 정치로 풀어야 협치가 가능함에도 청문위원들은 국민의 대표라는 책임은 외면한 채 당의 방침(?)에만 충실한 헌법기관이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던 청문회는 새벽 1시부터 거짓말 논란의 후폭풍이 불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윤 후보자에 대해 거짓말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내가 보낸 변호사라 해라”는 녹음이 나오는 순간 청문회장과 시청자 모두가 얼어붙었다. 변호사법 37조에 따르면 재판이나 수사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직무상 관련이 있는 법률사건을 특정한 변호사에게 소개, 알선해선 안 된다.

수년 전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에서 전개된 前 김태호 지사의 거짓말 논란 낙마사건과 유사했다.

윤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전략은 확고했다. 윤 후보자는 국회의원들의 공격적인 질문이나 질책이 들어와도 “죄송하다” 또는 “유념하겠다”라고 답하며 계속 자세를 낮췄다. 지금껏 알려진 ‘강골’이자 ‘뼛속까지 검사’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러나 자정을 넘겨 진행된 청문회에서 2012년 기자와의 통화 녹음파일이 공개된 이후엔 태도가 바뀌었다.

윤 후보자의 이 같은 전략은 청문회 말미에 윤 후보자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언급한 녹음파일이 공개된 이후 많이 흔들렸다. 야당 의원들이 “국민 앞에서 거짓말과 변명을 한 것이다. 사과하라”며 몰아붙이자 윤 후보자는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 때 서울중앙지검장 신분으로 나온 윤 후보자는 “아무리 국정감사이지만 너무한 것 아니냐”고 화를 낸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검찰이 안팎의 요구에 부응해 개혁 작업을 벌여왔지만,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의 변화가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검찰은 3.5%라는 낮은 점수를 얻었다. 국회(2.4%)보다 약간 높은 수치였다. 검찰 불신의 근원에는 ‘여전히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지 않다’는 시각이 깔려 있다는 생각이다.

검찰이 불신에 휩싸여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법 집행이 엄격하지도, 공평하지도 않다는 인식이 아직도 사회에 팽배하다는 점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윤 후보자 스스로 중립과 엄정을 강조했다.

검찰은 지금 시험대에 올라 있다. 그러기에 윤 후보자를 비롯한 검찰 간부들은 일거수일투족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정치 검찰’이야말로 적폐 중의 적폐다. 반드시 청산돼야 한다.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뒤 그의 다짐이 계속 지켜지길 바란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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