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 생후 2개월 아들 학대 숨지게한 父 ‘징역 7년’
울산지법, 생후 2개월 아들 학대 숨지게한 父 ‘징역 7년’
  • 강은정
  • 승인 2019.07.07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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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적극적 개입·단호한 처분 절실”경제적 스트레스에 육아부담 가중이 주원인양육은 부모 의무… 학대 정당화 될 수 없어재발 막기 위한 사회구조 개선 시급 주장도

“이번 사건이 부디 아동학대로 사망하는 마지막 아이이길 바란다.”

지난 5일 울산지법에서 열린 아동학대치사 재판에서 재판장이 양형 이유를 읽어내려가자 법정은 숙연해졌다. 피고인은 뒤늦은 참회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생후 2개월된 아들이 울고 보챈다는 이유로 온몸을 묶어 학대하고 주먹으로 때려 숨지게한 비정한 아버지 A(30)씨의 선고재판이 열린 5일 울산지법 형사11부 박주영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한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관련 기관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평소 집에서 하루 24시간 컴퓨터 6대를 돌리며 온라인게임 아이템을 모은 뒤 아이템을 거래 사이트에서 판매한 수익으로 생계를 유지해왔다.

4살난 딸아이와 지난해 11월초 태어난 어린 아들을 둔 단란한 가정이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풍족하지 못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는 게임 아이템을 모아야 했던 상황이어서 A씨에게 게임은 주요 수입원과 마찬가지였다.

이런 상황에 태어난지 한달도 안된 B군이 폐렴으로 입원하는 등 치료비 지출이 커졌다. 3천500만원 상당의 대출금으로 채권 추심업체에서 강제집행 신청을 받고, 휴대전화비, 가스요금 등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갓태어난 아이를 돌보다보니 온라인게임을 제대로 하지 못해 수입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A씨는 이 모든 원인이 B군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말 B군이 울고 보챈다는 이유로 가슴에 딱밤을 때렸다. 움직이지 못하게 하려고 샤워타월로 양팔과 상반신을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힘껏 묶었다. 나머지 한장으로는 양 무릎을 힘껏 묶어 하반신이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학대 행위는 하루 평균 10시간 가량 행해졌다.

급기야 올해 1월 18일 오전 2시께 휴대폰 게임을 하던 A씨는 B군이 잠에서 깨어나 다시 잠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뒤통수 등 머리를 3대 가량 때렸다. B군은 결국 머리뼈가 부러졌고, 뇌출혈 등으로 숨졌다.

A씨는 범행사실을 은폐하고 부인하면서 부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검증과 거짓말탐지기 조사 이후에야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우선 A씨의 가정사를 면밀히 들여다봤다.

조사과정에서 A씨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주사가 있던 아버지로부터 이유없는 체벌을 받았고, 성인이 될때까지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가정폭력 후유증이 일부 폭력성으로 드러났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첫째 딸은 학대 정황이 없었고, A씨의 학교생활이나 가정생활에서 대체로 온순한 성격이었다고 보며 간혹 폭력성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강했고, 생계를 유지해야 했고, 이로 인한 경제적 스트레스에 육아 부담이 가중된 것이 이 사건의 주요 발생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그러면서도 박주영 부장판사는 “어떠한 이유가 있더라도 양육은 부모로서 피할 수 없는 책임이며 학대가 정당화 될 수 없다”고 단호히 밝혔다.

박주영 부장판사는 “A씨는 첫째 딸을 키웠으므로 양육 지식이 있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이러한 범행에 이른 점에서 죄질이 대단히 불량하다”라며 “폭행 이후에라도 적절한 조치를 취했더라면 사망의 결과를 피할 여지가 있었음에도 범행 이후 12시간이 지난 뒤에 병원으로 옮겼다는 점은 납득할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주영 부장판사는 또 “경제적 형편이 어렵다고, 육아에 무지하다고, 스트레스와 고통이 심하다고 등 어떤 이유를 갖다대도 아이를 학대하고 죽인데 대한 합당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라며 “우리 사회에서도 어려운 환경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가정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지원,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에 대한 주위의 적극적인 개입과 신고, 단호한 처분이 아동학대를 방지하기 위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서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다시금 나온다.

스웨덴 아동보호법은 처벌 외에도 가해자와 피해 아동에게 국가적 지원과 해결책을 받도록 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있다. 재발을 막고 원인도 해결하는 국가적 시스템을 운영하고,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아동학대 조기발견을 위해 정부와 아동보호전문기관, 경찰, 보건전문가가 함께 대응하는 협업 시스템이 형성돼있다.

아동학대 전담경찰을 두고,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이 경찰서에 상주하고 있다. 영국은 계모의 학대를 처벌하는 ‘신데렐라법’을 제정해 부모가 자녀를 방임할 경우 최대 10년형에 처하도록 하는 등 강력한 법을 내세워 경각심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처벌 형량은 무거워지고 있지만 시스템의 변화는 더딘 상태다.

법조계 관계자는 “중대한 아동학대범죄를 저지른 자의 경우 신상공개를 한다던지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논의가 필요하다”라며 “또한 해외 사례처럼 아동학대를 사전에 발굴하고, 이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회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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