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후성 공장장 “日 수출규제 품목, 에칭가스 생산기술 따라잡겠다”
울산 후성 공장장 “日 수출규제 품목, 에칭가스 생산기술 따라잡겠다”
  • 정인준
  • 승인 2019.07.04 23: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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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준 기술 확보·품질관리 부분이 과제가격·공장부지 문제 관건… 투자결정만 남아
후성 송근 공장장이 에칭가스(불화수소)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후성 송근 공장장이 에칭가스(불화수소)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사용하는 에칭가스(반도체용 고순도 불화수소, HF)의 일본 수입 의존도를 낮출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4일 울산시 남구 장생포동에 위치한 후성에서 송근(전무) 공장장을 만났다. 후성은 일본이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을 겨냥해 저격한 3대 품목(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공정용 레지스트와 에칭가스) 중 에칭가스를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드는 기업이다. 에칭가스는 반도체 공정에서 회로의 모양대로 깎아내는 식각·세정공정에 사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에칭가스 수입 일본 의존도는 70%다.

송 공장장은 먼저 “삼성 등 반도체 대기업들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긴박히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매일 전화 통화를 하며 “언제쯤 에칭가스를 공급할 수 있겠느냐”는 사업계획을 수시로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제품보다는 품질이 떨어지는 에칭가스를 테스트 하겠다는 제의를 해 오는 등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춰 긴박히 에칭가스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품질 테스트는 예전이라면 검토도 되지 않았을 일이다.



◇후성, 고순도 에칭가스 생산 10년전부터 준비

송 공장장은 후성의 에칭가스 품질수준을 99.999% 라고 설명했다. 이는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일본 제품 순도 99.999999999%(소숫점 이하 9개)에 비하면 한 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송 공장장은 일본제품처럼 고순도 에칭가스 생산기술은 이미 확보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고순도 제품을 생산했더라도 이를 분석하고, 안전하게 용기에 담아 출하하는 등의 품질관리 면에서 아직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는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들과 협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공장을 건설해 제품생산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후성은 10년전부터 반도체용 고순도 에칭가스 생산에 대한 연구개발, 기술확보를 해 오고 있다. 후성기술연구소에는 박사 6명을 포함한 45명의 연구인력이 여기에 매달려 있다.



◇중국 원자재·일본 기술 영향력 탈피… ‘원료공급~완제품’ 독자적 일원화 체계 구축

국내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에칭가스 물량은 연 7만t으로 시장 규모는 500억원 정도다.

이중 일본 모리타 기업과 조인트벤처를 맺은 ‘솔브레인’이 국내 수급 물량의 30%인 2만t을 생산해 공급해 오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일본에서 수입한 에칭가스는 2천300만 달러 정도로 약 300억원이다. 이 정도 시장규모에선 후성과 같은 중견 화학기업들이 선뜻 시장에 참여할 수 없는 규모이기도 하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평택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 하면서 시장 규모가 1천억원 대로 확대된다. 후성이 고순도 에칭가스 생산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송 공장장은 “사실 반도체용 고순도 에칭가스를 생산해도 이익률은 별로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그렇더라도 국내 소재산업 기술확보를 위해 고순도 에칭가스 생산을 더 이상 미룰 순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후성이 확보 하고 있는 생산과정은 원료공급부터 완제품까지 일원화 시켜, 일본이나 중국으로부터의 영향력을 배제 시켰다.

중국은 에칭가스의 원재료인 ‘형석’을 최다 수출하고 있는데, 중국은 툭 하면 이 형석을 전략무기화하고 있다. 그래서 후성은 형석 생산지인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을 돌며 멕시코에서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을 확보해 놓고 있는 상태다.



◇지금 투자해도 2년뒤 생산, 정부·기업·지자체 등 협력 절실

후성이 고순도 에칭가스 생산에 나서려면 두 가지 조건이 맞아 떨어져 한다. 하나는 삼성이나 SK가 구매할 수 있는 가격 결정이다. 그리고 생산공장을 건설할 수 있는 부지가 해결돼야 한다.

송 공장장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라 국가적인 위기의식을 느끼고 고순도 에칭가스 생산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빠른 생산투자 결정을 위해 정부와 기업, 지자체 등 모두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송 공장장에 따르면 지금 투자를 한다고 해도 빨라야 2년이란 시간이 걸린다. 지난해부터 강화된 화평법과 화관법도 공장을 짓는 데 시간을 잡아 먹는다. 기업의 시간은 무척 빠르다. 2년 후 후성의 기술은 낙후된 기술이 될 수 있다.

현재 일본의 수출규제는 건수 한 건 마다 정부 승인을 받도록 해 놨다. 수출을 안하겠다는 게 아니라 원리 원칙대로 해 한국에 부담을 주겠다는 것이다.

송 공장장은 “결국 기업 논리 보단 정치논리로 풀어야할 숙제로 보인다”며 “다시 수출이 재개돼 소재사업 독립 방향이 흐지부지 안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송 공장장은 “후성의 고순도 에칭가스 생산은 국가적 미션으로 어깨의 무거움을 느낀다”며 “기업의 역량을 모아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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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 2019-07-05 00:38:57
국내 솔브레인과 합작업체는 모리타가 아니고 스텔라 입니다. 정정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