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단상] 개업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나서는 해변 대청소
[행정단상] 개업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나서는 해변 대청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7.0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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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르 사르르~, 차르르 차르르~’

파도가 밀려와 몽돌에 부서지는 소리다. 글로는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어 안타깝지만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언젠가 서울에서 온 지인은 몽돌이 부서지는 이 소리를 천상에서나 들을 수 있는 아름다운 음률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산하해변을 비롯한 강동해안 몽돌이 유혹하는 여름의 손짓. 자주 보고 흔하게 접해 그 아름다움을 미처 느끼지 못했던 필자에게 지인의 평가는 새로운 세계를 알려주기에 충분했다.

여름철이면 이런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강동해변을 찾는 마니아들이 많다.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편의시설이 부족해서 조금 불편하기는 해도 강동해변을 찾는 데는 그 곳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강동산하해변은 해안선 부근에서 수심이 1.4~5m까지 지형변화를 보여 해수욕장 지정 환경기준에 부적합하다. 하지만 여름철이면 여느 해수욕장 못지않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 캠핑을 즐기고, 시원한 바닷바람에 더위를 식힌다. 여름철 해변을 찾는 이들을 위해 북구에서는 해마다 해변 물놀이장을 운영하기도 한다. 본격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 강동산하해변은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북구새마을협의회는 지난 4일 신명바닷가를 청소했고, 바르게살기협의회도 9일 구암바닷가에서 환경정화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어 10일에는 산하해변에서 주민과 공무원, 군인 등 500여명이 개업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대청소에 나설 계획이다.

식당이나 가게를 열려고 준비하는 과정의 가장 마지막 단장이 청소다.

한 번 온 손님을 한 번 더 오게 하고, 한 번 온 손님이 한 명 더 데리고 오면 장사하는 집은 대박이다. 그렇게 되려면 청소는 필수요소다.

관광지 또한 마찬가지다.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나게 되면 나도 한 번 가봐야지 하는 심리가 발동한다.

관광지를 방문했을 때 가장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쓰레기다. 반면 깨끗한 환경은 관광지를 방문하는 순간부터 돌아가는 순간까지 기분을 좋게 한다. 제 아무리 좋은 시설이 갖춰져 있다 하더라도 주변 환경이 깨끗하지 못하면 몽돌 마니아도, 강동해변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어느 지인이 전해준 이야기다. 해변에 바닷바람을 쐬러 갔다가 구석진 곳에 놓인 쓰레기를 보고 누가 이런 곳에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고 간 거냐고 실컷 욕을 했는데, 쓰레기를 잘 보니 며칠 전 자신이 버리고 간 쓰레기였더란다. 얼굴이 후끈 달아오르며 쥐구멍으로 숨고 심은 심정이 들었고, 그 이후로는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는 않게 됐단다. 내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불쾌함을 주는지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바닷가에 다른 사람도 즐겁게 놀다가고 기분 좋게 여름을 즐기고 피서를 하도록 한다면 강동산하해변의 아름다움은 물론 북구의 이미지를 좋게 기억하지 않을까.

국토대청결운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국민운동이다. 오늘날 국토대청결운동은 전국 지자체는 물론 자생단체와 기업체, 봉사단체 등 환경을 보호하고 후손에게 아름다운 자연유산을 남기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의 행복바이러스 같은 운동이다. 손님을 맞이하는 정갈한 마음으로, 개업을 준비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강동산하해변 청소에 나서려 한다. 벌써부터 해변을 찾아 기분 좋게 웃는 관광객들의 얼굴이 떠올라 저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더운 날씨가 예상됨에도 청소에 동참하겠다고 자발적인 참여를 약속한 통장님들과 자연보호협의회, 새마을협의회, 바르게살기협의회, 그린리더협의회 회원, 7765부대 2대대 대원들, 북구청 공무원 그리고 강동동을 비롯한 각 동 주민들에게 지면을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김현동 울산시 북구 환경위생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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