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위기에 대한 한 오해와 진실
은행위기에 대한 한 오해와 진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2.16 2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단초가 되었던 은행주의 주가가 최근 심상치 않다.

미국에서는 금융구제안의 구체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은행주의 주가가 재차 하락하면서 요동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최근 비교적 견고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전체 시장과는 달리 은행주는 시장흐름에 동참하지 못하면서 제 2금융위기설이 슬그머니 제기 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발표된 작년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게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6911억을 기록해 2002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냈고 하나은행은 4분기 영업이익이 228억을 기록해 가까스로 적자를 면했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은행주식을 대거 처분하고 있고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국내은행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위기의 진앙’이라 볼 수 있는 미국, 영국의 은행들과 비교 시 국내 은행들의 건전성은 우리의 우려와 달리 높은 편이다.

지난 4분기 일부 은행들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주요 시중은행들은 모두 연간 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우리의 대표은행인 신한은행(1조 9058억)과 국민은행(1조 8114억원)은 2조원 가까운 영업 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천문학적 적자를 낸 미국과 유럽은행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독일의 도이체방크가 약 6조9000억, 영국의 스코틀랜드 왕립은행이 56조원 적자를 기록했고 미국의 BOA도 지난해 4분기 1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냈는데 그 규모가 약 2조4천억에 달하고 씨티그룹의 경우도 4분기 적자가 11조6000억에 달한다.

이런 수치를 두고 본다면 국내은행들의 실적 성적표는 꽤 괜찮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은행들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 이익률(ROA)을 보더라도 상위 5개 은행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는 0.7%(작년 9월 기준), 미국이 0.44%, 일본 0.58%, 독일 0.32%로 나타나고 있다. 비교적 우리 은행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만 보아도 국내은행들은 거의 파산 상태에 놓인 미국, 유럽은행들과 비교 시 리스크 관리를 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국내은행들의 지속적인 위기설의 이유가 되었던 국제결제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을 보아도 보통 10이상일 경우 자본적정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우리의 경우 지난해 증자와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년말 기준으로 12를 넘어섰다.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기업의 무수익여신 비중은 국내은행이 0.7로 미국 상업은행(2.2%)과 비료해도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실물경기악화가 한창 진행 중에 있지만 연체율의 경우에도 1월 말 현재 국내은행들의 대출 연체율은 1.5%로 미국 상업은행(3.64%)의 절반도 안 된다. 전체부실채권 비율도 1.11%로 미국 2.23%의 절반 수준이다.

이외에도 주택담보대출 안정성 측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외에 우리은행들의 평가를 인색하게 만들었던 ‘예대율’의 경우 작년 한때 130%까지 올랐다가 작년 11월말에 101.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이나 다른 신흥시장 은행들보다 높은 편이어서 과제로 남는다.

이처럼 여타지표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은행의 경우 구미은행들 대비 비교적 양호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의 평가는 지나치게 인색하지 않나하는 생각이다.

/ 김 기 석 대우증권 울산지점장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