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 발레리나 / 김혜경
[디카+詩] 발레리나 / 김혜경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6.2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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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팔 벌려

빙그르 빙그르

춤을 추네

어둠도

멋진 선율이었네.

 

생명이라는 경이로움에 그 자태가 춤추는 발레리나로 거듭난 아름다운 시각적 형상화가 두드러지게 표현된 디카시입니다.

씨앗을 생각하면 언제나 삶의 여행이라는 개념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바람이라는 비행기를 타고 바람이 가져다 주는 숙명적인 티켓으로 날아올라 한평생 터전으로 살아갈 목적지에 이르러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운명론적 식물의 삶.

안타깝게도 평생의 안식처가 어느 집 마당의 나무 널빤지 데크 아래의 어둡고 축축한 버림받은 땅이라면 그 누가 실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렇게 하찮은 생명은 자신을 더없이 고귀하고 존엄한 가치로 인식하고 강력한 의지를 불태웁니다. 가끔 신문에서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회자되곤 하듯이 저 아래의 식물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삶은 희망이라는 도약의 발판이 있기에 긍정이 가능한 것이 아닐까요?

어두운 데크 아래서 나무 널빤지 사이로 가끔 들어오는 빛을 향해 도약한 결과 저렇게 선율에 춤을 추듯 아름다운 발레리나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발레 용어에 ‘주테 앙 투르낭’(Jute en Tournant)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투르낭은 ‘도는’이란 뜻이고, 주테는 ‘도약’을 의미합니다.

사진 속 여리고 어린 풀잎이 도약하여 빙그르르 도는 형상과 같은 동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힘들고 앞이 보이지 않는 고통 속에 있더라도 아주 작은 희망이라는 빛을 따라 한걸음 도약을 시도하다 보면 멋지게 ‘주테 앙 투르낭’ 발레리나의 꿈이 현실로 다가올 겁니다.

글=박동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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