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진단] 울산, 대왕암·신불산 케이블카 동시 추진 넘어야 할 과제는?
[긴급 진단] 울산, 대왕암·신불산 케이블카 동시 추진 넘어야 할 과제는?
  • 이상길
  • 승인 2019.06.24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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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경제성 실현이 관건
전경술 울산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이 2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동구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울주군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 등 울산지역 케이블카 설치 관련 사업제안서 접수 및 향후계획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전경술 울산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이 2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동구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울주군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 등 울산지역 케이블카 설치 관련 사업제안서 접수 및 향후계획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대명건설 컨소시엄(이하 대명)이 동구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 설치사업’과 울주군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함께 제안함에 따라 울산에서 두 개의 케이블카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그 실현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울산에서 케이블카 설치 사업은 지난 2001년부터 울주군 신불산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으나 정부규제와 환경단체의 반대, 또 끝내 환경영향평가라는 문턱을 넘지 못해 벌써 18년째 답보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7월 출범한 민선 7기 울산시가 동구 대왕암공원에 해상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울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울주군에서 동구로 급선회하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민간 기업인 대명건설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불산 케이블카까지 추진하겠다고 제안서를 내면서 두 사업이 동시에 탄력을 받고 있다. 두 사업이 현실화되기까지 넘어야 할 과제를 짚어봤다.

 

◇노선 변경에 조망권 약화·타 도시 케이블카 비교우위 선점 부담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만을 놓고 봤을 때 최대 난제는 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였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신불산 케이블카는 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에서 부동의가 떨어지면서 멈춰 서 버렸다. 당시 부동의 사유의 핵심은 식생군락 훼손 및 백두대간 가이드라인. 구름병아리 난초 같은 희귀식물의 존재와 함께 신불산이 위치한 낙동정맥까지 백두대간 가이드라인을 확대해 적용하면서 부동의가 떨어졌다.

대명이 이번에 제안한 노선도 방향은 부동의가 떨어진 노선과 같다. 바로 ‘복합웰컴센터~간월재 동축’ 노선인데 당초 노선의 상부 정류장을 170m정도 내려 낙동정맥의 완충구역에서 벗어나게 했다. 그로 인해 1.85㎞였던 노선은 1.68㎞로 줄어들었다. 이로써 백두대간 가이드라인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또 환경영향평가 당시 희귀식물인 구름병아리 난초 등을 발견한 식물학자가 대명의 요청으로 사전에 현장조사를 한 결과 변경된 노선은 희귀식물에서도 자유로운 것으로 나타나 환경영향평가를 앞두고 한층 가벼워졌다.

하지만 환경성이 다소 가벼워진 대신 경제성은 상대적으로 무거워졌다. 상부정류장의 고도가 낮아지면서 케이블카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조망권도 약해진 것. 향후 경제성 평가 때 적잖게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경제성 문제는 동구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도 넘어야할 높은 문턱이다. 우선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는 총연장 1.26km로 노선길이가 신불산 케이블카보다 훨씬 짧다. 1.62km의 부산 송도 해상케이블카의 탑승시간이 10분 정도인데 그보다 더 줄어드는 만큼 과연 탑승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 시너지 효과를 위해 바로 옆으로 0.94km의 짚라인을 설치한다지만 비슷한 길이의 짚라인에 사람들이 몰릴 경우 해상케이블카는 자칫 찬밥신세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부산을 대표하는 송도 해상케이블카와 비교가 될 것이라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성도 역시나 넘어야 할 문턱인데 대왕암공원을 대표하는 송림 위를 지나가고 갈매기 같은 바다 조류들의 동선도 감안해야 돼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기까지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역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환경성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케이블카 사업을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며 “하지만 노선을 다소 변경해 추진하는 신불산 케이블카나 새로 추진하는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나 한 번 타본 사람들을 다시 타게 만들 정도로 경제성이 있을지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 도시, 두 개의 케이블카 승산은?

한 도시에 두 개의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경우는 드물다. 인근 부산에서 송도 해상케이블카와 금정산 케이블카가 운영되는 정도다. 하지만 부산을 대표하는 케이블카는 송도 해상케이블카로 탑승객수 면에서도 압도적으로 많다. 두 개의 케이블카가 동시에 성공해 도시를 대표하는 관광인프라가 되기는 어렵다는 것. 때문에 신불산 케이블카와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이 문제도 적잖은 고민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대명 관계자는 “우리도 그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산악케이블카와 해상케이블카는 다른 종류에다 거리적으로도 많이 떨어져 있고, 해상케이블카가 여름에, 산악케이블카는 설경을 볼 수 있는 겨울에 집중적으로 탑승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충분히 경제성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짚라인까지 포함해 538억이 투입될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 사업은 순수 민간투자로, 517억원이 소요될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은 민·관·주민공동참여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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