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이하 현대차 노조)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출정식에서 빚어진 노조 간부의 성희롱 발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발언의 당사자가 유인물을 통해 사과문을 냈지만 현장의 여성 노조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성위는 “공동현장조직 의장의 발언을 들은 여성 동지들은 불쾌감을 감출 수 없었고, 옆에 있던 남성 동지들조차 낯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며 “아무리 사측을 향한 발언이었다고 하나 도를 넘어 선 욕설 발언은 어느 누구도 이해할 수 없었던 발언이다”고 비판했다. 또 “박 의장이 대자보를 통해 사과를 했으나 이것은 여성 동지들에게만 일방적으로 사과를 하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며 “전 조합원 앞에서 공개사과 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노조 간부의 일탈행동에 대해 온라인상에서도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금속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 최초로 게시한 ‘여성노동자’라는 아이디의 조합원은 24일 다시 ‘현자지부 여성위원회 결정에 대한 부끄러움은 누구 몫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박 모 의장과 함께 금속노조의 태도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제보글 이후 박 의장은 현자지부 여성실장에게 사과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금속노조는 내 아이디 접근을 제한하고 더 이상의 폭로를 막으려는 시도를 했다”며 “그들이 더 이상 여성의 편이 아님을 자인한 셈이다. 금속노조에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의장을 향해서는 사퇴를 요구하며 압박했다.
지역 한 노동 전문가는 “올해 임금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현대차노조가 이번 노조 간부의 성희롱 발언 논란부터 잠재워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고 말했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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