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방어, 모두가 나서자.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어, 모두가 나서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6.2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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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열성출혈성 돼지전염병, ASF)은 돼지과 동물에만 발병하고, 나이에 관계없이 감염된다.

심각한 것은 돼지가 이 병에 걸리면 최대 100%의 폐사율을 보이고 예방백신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24.8kg으로 전체 육류소비 중 으뜸이었다. 또 국내 돼지고기 생산량은 93만5천200톤으로 자급률은 66.7% 수준이었다. 문제는 ASF바이러스가 가까운 중국과 북한에도 번졌고, 국제 돼지고기 값이 덩달아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생산기반 사수에 전 국민이 나서야 하는 이유다.

ASF바이러스는 DNA바이러스로 크기는 약 200nm이며 고·중·저병원성의 24가지 유전형이 있다. 주로 입이나 코로 감염되고, 잠복기는 2~15일이며, 증상이 나타나기 몇 시간 전부터 바이러스를 배출한다.

유럽·러시아·중국·베트남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바이러스의 특징을 보자. ‘심급성형’은 고열 외에 뚜렷한 병변 없이 1~4일에 100%가 급사한다. 가장 일반적인 ‘급성형’은 소화기·호흡기 기능이 멈추면서 충혈·출혈 증세를 보이고 3~7일에 90~100%가 폐사한다.

지난달 31일 기준, 아프리카 외에 발생한 나라는 헝가리·러시아·벨기에 등 유럽과 중국·베트남·캄보디아 등이다. 국제수역사무국(OIE) 자료에 따르면 2007년에 유럽, 2018년 8월 3일에 중국으로 유입되었고 지난 5월 17일 기준, 134건이 발생했다. 이후 몽골·베트남·캄보디아 등지로 확산되는 추세다.

ASF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은 냉동육 3년, 건조육 10개월, 분쇄육 105일, 훈제육 30일 등이다. 전파경로를 보면 아프리카→유럽 전파는 주로 잔반과 돈육가공품을 통해, 유럽 국가 간 전파는 야생멧돼지의 이동을 통해 이루어진다.

중국에서 ASF바이러스 전파가 빠르게 확산된 이유가 있다. 돼지가 단순 전염병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 신고하지 않아 감염된 경우도 있고 도살판매, 소규모농가 잔반 먹이기, 돼지혈장분말이 섞인 사료를 통해 감염된 경우도 있다. 최근 북한 자강도 우시군 북상협동농장에서 ASF바이러스가 처음 확진되자 우리 정부는 접경지대인 강원도와 경기도의 10개 시·군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국내 방역계획을 보면 ①잔반 먹이기 금지 및 야생멧돼지 집중관리 ②바이러스 조기검색을 위한 모니터링 등 예찰 강화 ③발생국 여행 자제 및 불법휴대 축산물 반입 금지 등 대국민 홍보 강화 ④양돈농가의 조기발견과 신속한 신고 등이다. 감염된 돼지는 운동성이 떨어지고 포개어 있다가 별다른 증상 없이 급사하거나 고열·활력감소 증세를 보이거나, 귀·머리·배·다리 등에 청색증을 보이면서 혈변·유산·폐사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발병이 의심되는 돼지를 보면 지역 축산관련기관이나 ‘1588-9060·4060’으로 신속히 신고할 필요가 있다. 모두가 지켜야 할 사항은 ①중국·러시아·유럽 등 발생국으로 여행할 때 가축 접촉을 삼가고 ②육류·육포·햄 등 돼지산물을 국내에 절대 반입하지 말아야 한다.

돼지고기는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하는 육류다.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ASF바이러스는 유럽과 러시아·중국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 현재는 차단방역으로 국내 유입을 막는 길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 유전자의 20% 정도만 파악된 탓에 가까운 시일 내에 백신을 개발할 수도 없다. 차단방역에 동참해서 스스로를 도우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윤주용 울산시농업기술센터 소장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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