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내 공사 발주, 외지업체가 ‘독식’
울산지역 내 공사 발주, 외지업체가 ‘독식’
  • 김지은
  • 승인 2019.06.23 2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업체와 계약률 고작 4.5%… 제품 우선 구매·판로개척 지원 강화 필요
경기침체 등에 따른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공사 발주를 외지업체가 싹쓸이하면서 지역업체가 울상을 짓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경영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지역 업체 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판로개척을 위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각 시·도마다 지역 업체가 만든 제품을 우선 사용하고 공사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내수경기 침체를 타개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역업체 이용과 생산물품 구매를 독려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국적으로 지역 기업들의 제품 구매율과 공사 발주 계약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지만 울산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내 ‘광역시도별 지역업체 발주현황’에 따르면 2017년 5월 22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울산에서 발주한 공사 전체 계약건수·금액은 116건·208억9천800만원인데, 지역업체와의 계약건수·금액은 14건·9억4천700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지자체 공사 중 지역업체 제품을 사용한 것이 전체 계약 금액 대비 4.5%에 그친 것이다.

같은 기간 타 광역시 발주현황을 살펴보면 대전이 145건 중 129건이 지역업체과 계약해 93.0%의 비율을 나타냈으며 전라남도가 1천121건 중 1천4건으로 83.3%, 부산이 368건 중 324건으로 80.7%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세종 73.5%, 대구 68.4%, 강원도 66.4%, 경기도 60.6%, 전라북도 56.0%, 충청남도 51.4%를 나타냈다. 울산만이 지역업체 계약 비율(금액 기준)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이다.

조달청이 운영하는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은 대부분 중소기업 제품들로 채워져 있으며, 공공기관은 이 사이트를 이용해 관급 자재와 물품을 구입한다.

저조한 공사 발주 실적으로 지역 중소기업 업체들은 지역 업체를 참여시켜 경쟁력을 키우고, 경영안정을 위해 공사수주 참여기회 확대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체들은 지역 업체 이용과 생산물품 구매를 독려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의 다수공급자 계약 물품 구매 시 울산시 소재 제조업체를 1순위로 검토하는 등 지역업체 의무계약 우선검토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울산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지역 업체의 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유도해야 할 지자체가 외지업체들에게 발주를 다 내어주면서 경영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시가 올해 초 지역 업체 보호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역 의무 공동도급제도 우선 시행 등으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나아진 것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울산에서 지역 업체를 외면하니 타 지역 공공기관을 찾아가도 그 지역의 업체를 우선적으로 쓴다며 거절당하기 일쑤”라면서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업체들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지역 근로자 우선 고용과 지역생산 자재 및 장비를 우선 사용해 주는 지원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은 기자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