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농사꾼의 농사일기 책으로 재탄생
울주군 농사꾼의 농사일기 책으로 재탄생
  • 김보은
  • 승인 2019.06.23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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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민 ‘고개만당에서 하늘을 보다’대곡박물관서 접하고 해설 덧붙여농사기록·물가 등 지역생활사 담겨
'고개만당에서 하늘을 보다' 책 표지.
'고개만당에서 하늘을 보다' 책 표지.

 

평생을 울주군에서 농사꾼으로 산 김홍섭 어르신이 1962년 작성한 농사일기가 한권의 책으로 다시 쓰여 졌다.

현재는 수몰돼 사라진 하삼정마을을 배경으로 당시 물가, 시장에서 거래되던 품목 등을 풀어내 지역 생활사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큰 책이다.

민속학자 고광민씨는 최근 ‘고개만당에서 하늘을 보다(한그루)’를 펴냈다고 밝혔다.

고씨는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일하며 그간 주로 제주를 비롯한 여러 섬에 대한 기록을 찾아 생활사을 엮어왔으나 이번에는 울주로 눈길을 돌렸다.

그는 울산대곡박물관에서 김 어르신의 농사일기를 접한 뒤 가장 기록이 충실하고 오래된 1962년 일기를 선택, 그 내용을 풀이하고 해설을 덧붙이는 작업을 진행했다.

일기를 쓴 김홍섭 어르신은 울산시 울주군 두동면 삼정리 하삼정마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그러나 2004년 대곡댐 건설로 인해 마을이 수몰되면서 두서면 서하리 대정마을로 삶터를 옮겼다. 농사일기는 1955년부터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기에는 농사에 관한 기록뿐만 아니라 당시의 물가, 시장에서 거래되던 물건의 종류와 값, 경조사와 축의금의 변화, 마을의 살림 등 지역의 생활사가 담겨 있다.

또한 이는 당시 쓰이던 지역의 고유한 언어로 기록됐다.

책의 제목인 ‘고개만당’은 ‘천봉답(天奉畓)’을 이르는 말이다. 김 어르신은 빗물에 의해서만 벼를 생산하는 논을 ‘천봉답(天奉畓)’이라고 했다.

책은 크게 세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1부에는 일기를 월별로 나눠 주석과 해설을 달았다. 일기에 등장하는 일부 생활도구에는 화상 자료와 해설문을 붙였다.

2부는 김홍섭 어르신에게 가르침 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소론이다. 땔나무의 1년, 소의 일생, 논거름의 1년, 밭거름의 1년, 고개만당의 운명, 두레, 언양장에 나타난 바닷물고기의 추적 등을 살폈다. 마지막에는 김홍섭 어르신의 일기 원본이 실렸다.

김홍섭 어르신은 자서(自序)에서 “하루를 반성해보고 자기 성찰의 기회를 갖는 것이 유익하다고 생각해 쓴 것이 어언 64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울주 지방의 농경 생활 문화가 일부로나마 후세에 보전된다는 자긍심을 느낀다”고 적었다.

저자 고광민씨는 “하늘을 바라보며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는 고개만당의 천봉답. 그 땅을 일구며 살던 사람들의 기록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많은 이야기를 전한다”며 “비록 일기의 배경이 되는 마을이 물속에 잠겼지만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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