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발언으로 비난 자초한 현대차노조
성희롱 발언으로 비난 자초한 현대차노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6.20 23: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감스트’라는 한 유명 BJ가 인터넷 생방송 도중 욕설과 성희롱 발언을 일삼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일이 있었다. 특히 이 사건은 한 개인의 일탈 행위에서 벗어나 최근 문제되고 있는 인터넷 방송의 선정정과 그에 대한 사회적 규제의 필요성 논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다수를 상대로 한 개인의 무분별한 발언에 대해 사회적인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울산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었다.

지난 18일 개최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의 올해 임단협 출정식에서였는데 당시 울산공장 본관 잔디밭에는 수천 명의 조합원들이 운집했고 마이크를 잡은 공동현장위 의장은 사측에 불만을 토로하며 여성들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욕설 섞인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 그의 발언에 놀란 수많은 여성 조합원들의 표정은 순식간에 일그러졌고, 출정식을 취재하러 온 취재진들까지도 당황스러워했다. 결국 출정식에 참여했던 여성 조합원들은 집회가 끝난 뒤 해당 발언자에 대한 사퇴와 징계를 요구하는 등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실제로 사건이 터진 뒤 금속노조 자유게시판에서 ‘여성조합원’이라는 아이디의 한 조합원은 “작년 미투 열풍이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노동조합 내 성평등 교육이 강화되는 시점에 현대차지부만은 예외인 것 같다”며 “사측을 규탄하기 위해 성희롱적 단어를 선택한 것은 제조업 노동조합에 뿌리 박혀 있는 남성우월적 사고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 조합원은 발언을 한 A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현대차지부에는 규율위원회를 통해 징계까지 요구했다.

더욱이 이 글은 게시된 지 하루 만에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금속노조 측에 의해 당사자만 볼 수 있도록 비공개로 처리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비공개로 전환된 몇 시간 뒤 게시자는 금속노조 측의 비공개 전환에 대해 “오히려 가해자를 비호한다”는 비판글을 다시 게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는 집회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노동조합이 각 공장 정문에서 조합원들의 퇴근을 통제하자 이에 반발한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이 무단으로 회사 출입을 막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하는 사건까지 벌어져 구설에 올랐다.

조합원들 앞에 선 노조 지도자의 성희롱 발언과 그것을 숨기는데 급급한 상부조직, 또 조합원들의 집회 참여 자율권 방해라. 각기 색깔이 다른 사안이지만 ‘구시대적’이라는 한 단어로 묶을 수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 노조에서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일까. 모쪼록 씁쓸한 출정식이었다.

이상길 취재1부 차장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