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퇴직자의 아픔 서울서 선보이다
조선소 퇴직자의 아픔 서울서 선보이다
  • 김보은
  • 승인 2019.06.1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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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연극제 출전 극단 무 연극 ‘아버지의 바다’마지막 연습 구슬땀
지난 18일 극단 무가 연습실에서 연극 '아버지의 바다'를 연습하고 있다.
지난 18일 극단 무가 연습실에서 연극 '아버지의 바다'를 연습하고 있다.

 

“나도 몰라, 잘 되겠지 뭐…” 지난 18일 극단 무 연습실에서 갑작스럽게 닥쳐온 불행을 애써 담담한 목소리로 감추려는 한 아버지의 음성이 들려왔다. 울산시 동구 슬도를 배경으로 조선소 퇴직자들의 아픔을 다룬 연극 ‘아버지의 바다’ 중 한 부분이다.

이날 극단 무는 오는 22일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 무대를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한창이었다. 이들은 지난 4월 3년 만에 출전한 ‘제22회 울산연극제’에서 대상을 비롯한 6개 부문을 휩쓸며 울산대표로 ‘대한민국연극제’ 출전할 자격을 얻었다.

그로부터 2달여간 대본을 다시 분석한 후 보다 세밀한 작품 표현을 위해 적게는 3시간부터 많게는 9시간까지 매일같이 연습에 매진했다.

연출을 맡은 극단 무 전명수 대표는 “대한민국연극제 마지막 무대에 서게 됐다. 덕분에 부담되지만 여유롭게 작품을 준비할 수 있었다. 노력한 만큼 무대에서 표현된다고 생각해 연습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 대표는 “30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창작자, 배우가 우리 극단의 자산”이라며 “전국의 대표극단과 겨뤄 성과를 내기 위해선 진실한 눈빛, 새로운 연기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시대성을 반영한 이 작품으로 어떻게 관객에게 울림을 전할 수 있는가를 가장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극단 무가 선보일 ‘아버지의 바다’는 슬도를 주 무대로 울산의 한 가족이 겪는 구조조정이라는 현실적 아픔, 소통의 부재로 인한 가족간 갈등 등을 극복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아버지를 자신의 꿈만 좇는 방관자라 여겼던 ‘영준’, 남편에 대한 죄책감으로 밤낮없이 바닷물을 길어 나르는 영준의 어머니, 영준의 권위를 지켜주기 위해 희생하는 아내 ‘미혜’ 등 등장인물들이 서로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앙상블을 이루며 연기한다.

또 작품의 주 무대인 ‘슬도’는 아버지를 상징한다.

갯바람과 파도가 바위에 부딪힐 때 거문고 소리가 난다는 슬도의 어원과 남성성을 상징하는 ‘거문고’에 착안해 아버지와 의미를 연결 지었다.

전명수 대표는 “연극은 집단적 예술이다 보니 작품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많은 충돌을 겪었다. 리얼리티, 희화화 등 여러 연기기법을 섞기 위해 서로 논쟁하고 토론하며 치열하게 작품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울산을 소재로 한 ‘아버지의 바다’가 서울 무대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전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극단 무가 울산대표로 출전할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는 오는 25일까지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열린다.

지난 1일 개막해 ‘연극은 오늘, 오늘은 연극이다’를 슬로건으로 전국 16개 시·도 대표 극단이 경연을 하고 있다.

극단 무는 20일 서울로 가 22일 오후 4시와 7시 30분 두차례에 걸쳐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폐막식은 오는 25일 오후 7시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진행한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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