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역사공원 “준공 늦더라도 제대로”
박상진역사공원 “준공 늦더라도 제대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6.16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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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독립운동가 고헌 박상진 의사의 숭고한 구국(救國) 정신을 기리기 위해 조성 중인 북구 송정동 ‘박상진 역사공원’의 준공을 앞두고 문제점의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북구문화원에서 열린 ‘고헌박상진의사추모사업회’(이하 ‘고헌추모사업회’, 이사장 박대동 전 국회의원) 이사회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부각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기할 것은, 역사공원 안에 이미 세워놓은 박 의사 동상 제막식의 시기를,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가시적인 문제점들이 해소될 때까지, 최대한 늦추기로 의견을 모은 일이다.

고헌추모사업회가 처음 구상한 동상 제막식(역사공원 개장식)의 시기는 올해 8·15 광복절 즈음이었다. 그러나 이날 이사회에서는 동상 제막식 날짜를 ‘8·15 직전’으로 특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후대에까지 오래도록 보존할 역사공원의 졸속준공을 막기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 복수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상진 의사의 동상 제막식을 갖는다는 것은 울산시가 송정지구 택지개발 시공업체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조성한 박상진 역사공원의 준공을 먼저 승인해주고, LH는 그 반대급부로 역사공원을 울산시에 기부채납 하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역사공원에 심각한 문제점 또는 결함(하자)이 발견된다면 울산시는 얼마든지 준공 승인을 해주지 않을 수 있다.

지난 14일의 이사회 참석자들은 역사공원 내 몇몇 조형물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수렴된 의견을 간추리면 △동상 머리 부분의 조형미가 떨어지므로 재고가 필요하고 △잘못 굳어진 동상의 위치와 방향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으며 △동상 좌대의 세로명판 글자가 기본에 어긋나고(‘像’이란 글자가 빠져있고) △박 의사의 손에 쥐어진 태극기는 태극원리에도 어긋나므로 다시 손질할 필요가 있으며 △동상 옆 부조의 밑그림은 박상진 생가와 박상진호수공원의 그림을 그대로 베낀 것이어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 등이다.

이밖에도 일부 전문가는 부조의 상단을 곡선으로 처리한 것은 역사공원의 품격을 떨어뜨릴 수 있고, 공원 바닥재는 검은 색조로 바꾸는 것이 역사공원의 품격을 높일 수 있다는 조언을 내놓기도 한다. 여하간 고헌추모사업회 이사회는 이날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조만간 LH에 협조공문을 보낼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울산시가 나설 차례라고 생각한다.

울산시는 몇 해 전 중구 우정혁신도시 조성사업에 대한 준공을 승인해주는 과정을 반추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당시 LH가 울산시민들에게 보여준 무성의하고, 안하무인격이고, 장삿속에 치우친 태도가 이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되풀이되는 일이 없도록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으로 무장한 가운데 최선을 다해 접근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일시적 행정편의주의의 유혹에 넘어가 후대에까지 지탄받는 일이 없도록 하자면 ‘복지부동(伏地不動)’의 태도와 담을 쌓는 일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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