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답이 있다
현장에 답이 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6.16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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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교육에서는 불합리한 사안들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학교교육계획’ 출력본 제출과 온라인 영어인증제였다. 대부분의 학교현장에서는 이미 학교교육계획 출력본을 제출하지 않는다는 다른 지역 사례와 제출이 부당하다는 법적근거를 제시해도, 그리고 온라인 영어인증제에 문제가 있으니 폐지해야 한다는 실무진의 검토의견과 지속적인 현장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에서는 수년간 ‘검토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해 왔다. 그러던 중 지난 6월 5일 각급 학교로 내려보낸 “2019 제1차 ‘학교현장의 소리’ 결과 안내”에서는 전과는 달리 많은 부분에서 현장의 소리가 반영되어 울산교육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학교현장의 소리를 잘 반영한 교육청의 행보를 환영한다. 그러나 교육청에서는 학교현장의 소리를 공문으로 보낸 것으로 그쳐서면 안 된다. 이제는 이 공문이 현장에서 잘 이행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러자면 첫째, 교육청과 학교의 잦은 업무변경에 따른 인수인계의 불충분, 그로 인한 관행적 업무의 방조가 사라져야 한다.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해당부서의 담당자가 거의 해마다 바뀐다. 짧은 인수인계 기간에 업무를 파악해야 하는 후임 담당자는 이전 담당자가 작성한 업무추진계획이나 공문을 참고하여 업무를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폐지·개선사항이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또 담당자가 폐지·개선 사항을 반영해 올해 업무를 추진한다 해도 관리자가 바뀐 줄 모르고 “하던 대로 하라”는 경우도 있다. 이를 개선하려면 업무의 전문성을 위한 인사원칙이 반영되어야 한다.

둘째, ‘학교현장의 소리’가 교육현장에서도 이행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현장이행 점검표를 내려 현장을 점검하는 방법은 업무가 또 늘어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차라리 해당 부서에서 사업관련 공문을 보낼 때 “이 사업은 혁신교육과-00호에 따라 2020.3.1일 자로 폐지될 예정임” 등의 문구를 같이 넣어 보내는 것이 좋다. 바뀐 담당자가 지난 공문을 다시 작성하는 과정에서 확인하고 즉시 반영할 수 있고, 인수인계 과정에서 빠뜨렸어도 공문을 다시 작성하는 과정에서 드러나게 되기 때문이다. 관리자도 바뀐 것을 확인할 수가 있어 담당자가 왜 삭제되거나 바뀌었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불합리한 관행을 고치기란 힘이 든다. 걸음걸이와 앉는 자세가 잘못되어 휘어진 척추를 바로잡으려면 힘이 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잘못된 몸의 습관은 몸에서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알아차릴 수 있듯, 잘못된 업무관행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알아차릴 수 있다. 혁신교육추진단도 그런 이유에서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제껏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최적의 대안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겠는가. 쉽지 않은 길이지만 이번처럼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최적의 대안을 고심하다 보면 울산교육의 혁신이 빨리 다가올 것이라 기대하면서 그들의 행보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김종보 상안초 교사 울산실천교육교사모임 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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