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환경단체 “인공 정비로 대운산 처참히 망가져”
울산환경단체 “인공 정비로 대운산 처참히 망가져”
  • 성봉석
  • 승인 2019.06.13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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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 조성 영향 환경훼손 우려… 울주군 “재해 복구·예방 차원”
울산시 울주군 대운산 자락에 조성 중인 울산수목원이 오는 10월 개장을 앞둔 가운데 울산환경단체로부터 환경훼손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정비된 대운산 계곡 모습.
울산시 울주군 대운산 자락에 조성 중인 울산수목원이 오는 10월 개장을 앞둔 가운데 울산환경단체로부터 환경훼손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정비된 대운산 계곡 모습.

 

울산시 울주군 대운산 자락에 조성 중인 울산수목원이 오는 10월 개장을 앞둔 가운데 울산환경단체로부터 환경훼손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수목원’은 식물유전자원을 수집, 보존, 증식해 산림생물다양성을 확보하고 전시 및 교육을 통해 시민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조성되고 있다.

총 사업비 25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1304번지 대운산 일원에 면적 20만㎡ 규모로 지난해 1월 착공, 다음달 준공해 오는 10월 임시 개장할 예정이다.

주요 시설은 산림교육문화센터 및 수목원 관리·연구시설, 교육과 휴식을 겸할 수 있는 동백원, 억새원, 화목원, 암석원 등 22개 주제원이 조성된다.

다음달 준공을 앞둔 울산수목원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울산환경단체는 환경훼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울산수목원 조성 현장을 찾아갔는데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말문이 막혔다”며 “공무원들은 하천 유역을 정리정돈하면 보기도 좋고 땅에 대한 효용성을 극대화시켰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마치 숲속을 누벼야 할 산짐승을 잡아다 목줄과 족쇄를 채운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운산을 찾는 애호가들이 지금 이런 모습을 원한다고 생각하는가. 평탄작업을 해놓은 하천 바닥이 태풍이 오고 장마와 홍수가 지더라도 지금 이 모습처럼 유지된다고 믿는가”라며 “고요하고 수려했던 계곡이 인간의 탐욕에 의해 처참하게 망가져버렸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렇게 처참하게 파괴되도록 몰랐다는 자책감과 지켜주지 못한 자괴감 등 참담한 심정”이라며 “자연은 한 번 파괴하면 복구하기 어렵다. 울산시와 울주군이 합작해 대운산 계곡을 망쳐놨는데 이들에게 태화강 백리대숲과 국가정원을 조성하도록 맡겨도 되겠냐”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울주군은 계곡 정비는 사방사업으로 등산객과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진행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기존에도 비나 태풍이 오면 피해가 심각한 곳으로, 지난 태풍 차바 당시에도 하천 하류인 마을까지 피해가 갈 정도로 피해가 심했다”며 “현재 대운산에는 치유의 숲이 조성돼 있고 울산수목원도 조성하고 있어 앞으로 많은 방문객이 몰릴 텐데 태풍에 피해를 입은 자연 상태 그대로 둔다면 2차 피해 등 안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재해 복구와 예방 목적에서 필수적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산림청에서도 필요하다고 판단했기에 사업에 국비를 지원해준 것”이라며 “보는 관점에 따라 인위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암반 부분은 자연 그대로 남겨두고 유실된 부분만 현장에 있는 자재를 활용해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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