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전국동시지방선거, 그 후 1년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그 후 1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6.13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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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치러진 지 만 1년이 지났다. 돌이켜보면 그 어느 때보다 격전을 벌였던 선거가 아니었던가 싶다.

그 무렵 치열했던 순간도 끝이 나고 길게만 느껴지던 4년이라는 시간 가운데 벌써 1년이 훌쩍 지나 이제 임기라고 해야 3년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 지역을 위해 많이 뛰어다닌 듯하지만 한편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 아쉬움이 앞선다.

주민과 같은 생각으로, 주민의 편에 서서, 주민의 일꾼으로, 지역을 위해 앞장서겠노라 다짐하고 열심히 뛰었지만 과연 주민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까?

다니다 보면 “잘한다”는 칭찬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쓴소리로 방향을 잡아주시는 분들도 있다. SNS가 활발한 멀티미디어 시대에는 비밀이 더 이상 비밀이 아닌 게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수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날카로운 채찍을 휘두르는 주민을 보면 번뜩 정신이 들기도 한다.

선출직에 당선되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자만이다. 주민이 권한을 줬을 때 그것을 현명하게 잘 사용해야 하는데 마치 자신의 힘으로 모든 것을 이룬 것처럼 권력을 휘두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빛을 발할 수 있고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의견이 다르거나 맞지 않다고 폄하하거나 비난한다면 그 그릇이 크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집에 사로잡혀 주변의 말을 듣지 않아서 빈축을 사기도 한다.

요즘 뜨거운 소식 중의 하나가 남구청장에 관한 얘기다. 이미 수없이 언론에 다뤄지기도 했지만 그 결과가 아주 궁금한가 보다. 재판이라는 게 공산품처럼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지라 복잡한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남구 주민들은 궁금증이 쌓이는 듯 계속 물어보신다.

사실 구청장이 재판을 받게 되면 의회 내에서도 참 힘든 시간을 보내기 마련이다. 의원의 역할 중 한 부분이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여 주민의 세금이 낭비되는 일 없이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미운 감시자가 되기도, 때로는 힘을 실어주는 동반자가 되기도 한다. 참으로 묘한 관계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2019년도 예산을 편성할 때와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때 갈등이 빚어졌다. 단기 사업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비교적 자금이 많이 투입되는 장기 사업이 문제였다. ‘만약’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만약 재판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온다면 진행했던 사업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는 문제다. 그렇게 된다면, 거기에 투입된 인력과 세금이 낭비된다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 피해를 오롯이 주민들이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의회 내부에서도 그 경계가 애매하기 때문에 예산심의 때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공직선거법 제270조는 ‘선거범의 재판기간은 다른 재판에 우선하여 신속히 하여야 하며, 그 판결의 선고는 제1심에서는 공소가 제기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제2심 및 제3심에서는 전심의 판결의 선고가 있은 날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반드시 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남구의 경우도 예외일 수 없다. 구정의 안정과 남구 주민을 위해서라도 공직선거법 제270조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자칫 재판이 길어지면 더 많은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들 또한, 정책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할 수 있고, 다음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쳐 어떻게든 당선만 되면 된다는 식의 또 다른 폐해를 낳을 수도 있다. 그래서 선거법은 더욱 더 엄중해야 하고 모든 법정 기간은 지켜져야 마땅하다.

지난 1년, 주민들은 우리 선출직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34만 남구민이 믿고 뽑아준 만큼 우리는 최선을 다해 일했는가? 아무나 한번 해보고 마는, 아니면 말고의 자리일 수는 없다. 1년 가까이 남구 주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주민들의 마음을 읽고, 주민들을 위해 제대로 일하는 일꾼이 남구에는 필요하다.

앞으로 남은 임기 3년, 우리에게 참으로 필요한 사자성어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본받게 만드는 ‘진심진력(眞心盡力)’이 아닐까 한다.

방인섭 울산남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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