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 데자뷰 / 조영래
[디카+詩] 데자뷰 / 조영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6.13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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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들판을

발자국 따라 걸었었지

 

오늘 걷는 이 길

어디선가 본 듯해

 

작년에 하얀 벽에 푸른 길을 내며 걸었던 담쟁이의 흡착근이 남았습니다. 어디선가 본 듯 그 길을 따라 새로운 발자국이 오늘을 걸어갑니다. 

처음 가보는 곳에서 처음 맞닥뜨린 상황 전개인데 언젠가 경험했던 느낌이 들 때가 간혹 있습니다. 그럴 때면 섬뜩함에 그곳을 벗어나고 싶기도 하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견을 해보기도 합니다. 

나와 같은 내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각각 다른 공간에서 살아간다면 내일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을 오늘의 발자국을 남기고 싶습니다. 

생각은 많은데 행동하지 못하고 지나쳐 버렸던 거리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반복되는 삶의 길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시인의 눈이 부럽고, 매끄러운 발상의 전환으로 엮어낸 사유 깊은 디카시를 만나 오늘이 행복합니다.  글=이시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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