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들의 안전, 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
“산악인들의 안전, 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
  • 김정주
  • 승인 2019.06.0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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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성 중부소방서 산악전문의용소방대 대장
박기성 중부소방서 산악전문의용소방대 대장.
박기성 중부소방서 산악전문의용소방대 대장.

작년 산악사고 구조 137건…증가추세

“어제 오후 3시쯤 서울 북한산 삼천사 계곡에서 산행하던 47살 지 모 씨가 발을 헛디뎌 2m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지 씨는 발목 골절상을 입어 출동한 119 특수구조단 헬기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지 씨는 실족사고 직후 119구조대에 직접 신고해 1시간여 만에 구조되었습니다.” 4일 새벽, YTN이 전한 산악사고 소식이다.

산악사고는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른다. 산행에 왕도가 없는 탓이다. 한 해에 20만 명이나 찾는다는 영남알프스의 도시 울산도 예외가 아니다. 울산소방본부가 집계한 산악사고 구조(발생이 아닌) 현황에 잠시 주목하자. 최근 3년간(2016~2018)의 구조건수는 119→118→137건으로 연평균 12.5건의 산악구조 활동이 울산에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구조인원 수는 85→75→98명으로 연평균 86명꼴이다. 작년에는 137건의 구조 활동으로 조난객 98명이 구조되기도 했다.

자료에서는 산악사고의 유형도 엿볼 수 있다. 작년(2018)에는 △일반조난 28건 △개인질환 10건 △실족추락 9건 △기타 53건으로 집계됐다. 지지난해(2017)에는 △실족추락이 16건으로 다른 해보다 유난히 많았다. 그러나 구조건수는 2018년이 98건으로, 2017년의 75건보다 23건이나 앞지르며 증가추세를 보이기도 했다.

산악사고는 봄·가을 산행 철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산악사고가 나면 구조활동 책임은 누가 질까? 궁금증도 풀 겸 중부소방서(서장 강희수) 소속 ‘산악전문의용소방대’의 박기성 대장(44)을 지난달 31일 중구 혁신도시 내 중부소방서에서 만났다.

만능스포츠맨, 스키 등 스포츠그룹 운영

187cm나 되는 헌칠한 키가 주는 선입감 때문일까, 40대 중반인데도 결기가 가당찮아 보인다. 이력을 뒤져보니 스포츠라면 만능에 가깝다. “한때 우슈나 격투기에 매료된 적이 있었지요. 광역시 승격 이전인 1996년도엔 울산시 수영대표로 경남체전에 나가기도 했구요.”

1987년에 울산광역시수영연맹 이사를 지낸 그는 스포츠와 유관한 현직만 해도 제법 묵직하다. 울산광역시 근대5종연맹 이사(2000~), 울산광역시스키협회 이사(2012~), 대한인명구조협회 이사(2017~/ 전 울산협의회장→이사장), 국제인명구조연맹(ILS) 위원(2017~)도 그 중의 하나다.

하지만 전공은 스포츠와 거리가 멀다. 2000년 3월, 경북과학대 중어중문과를 졸업했다. 그래도 스포츠에 대한 집념은 누구보다 강하다. 북구 송정동에 차린 ‘코리아스포츠그룹’만 해도 스키, 수영, 서핑, 어반슬로프(urban siope, 일종의 스크린 스키장) 등 취급종목이 다양하다. 산악의용소방대원 15년의 자부심을 키워준 클라이밍(climbing)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그의 화려한 스포츠 관련 이력과 업종은 마침내 그에게 중부소방서 산악전문의용소방대 수장 자리를 떠맡기기에 이른다. 임기 3년의 제6대 산악전문의용소방대 대장으로 지난 3월 28일 취임했다. 총무부장, 방호부장이 그의 양 날개 역할을 한다.

암벽오르기 훈련에 열중하는 대원들.
암벽오르기 훈련에 열중하는 대원들. 사진제공=울산중부소방서

대원 18명 모두 전문산악인… 로체 등정도

중부소방서에 산악전문의용소방대가 생긴 시점은 15년 전, 2004년으로 ‘전국 최초’라는 자랑스러운 훈장이 늘 따라다닌다. 현역 대원은 18명이지만 창설 당시는 20명이 한마음으로 똘똘 뭉쳤다.

그러다가 2016년 12월 29일 ‘울산광역시 의용소방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빛을 보기 시작한다. 울산소방본부 산하 정식 의용소방대원으로 자리를 매기게 된 것. 이 조례에 따라 현재 중부소방서에는 자그마치 22개의 의용소방대가 가지를 치고 있다. 다문화의용소방대도 그중의 하나.

여하튼 박 대장을 합쳐 창설멤버 4명은 지금도 현역으로 복무하면서 후배대원들에게는 정신적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 특히 장상기 초대 대장은 에베레스트 로체봉 등정을 이끈 바도 있고, 또 다른 대원들은 일본 북알프스 원정등반에도 도전한 당당한 산력으로 ‘베테랑 산악대원’의 혼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지금까지 산악의용소방대를 거쳐 간 대원은 줄잡아 50명 남짓.

그리고 대원들의 직업은 비교적 다양한 편이다. 직장인도 있고 박기성 대장처럼 개인사업자도 있다. 그래도 서로에게 일체감을 심어주는 공통분모가 있다. 하나같이 전문자격증을 갖춘 전문산악인이라는 점이 그것. “산악구조에 필수적인 응급처치, 응급구조, 암벽·빙벽등반 교육훈련을 모두 이수한 분들입니다. 휴대전화가 불통되는 경우에 대비해 무선통신사 자격도 모조리 갖춰놓고 있구요.”

그렇다고 한시도 훈련을 거른 적은 없다. 매월 한 차례씩 같이 만나 자체훈련도 하고 회의도 한다. 지키는 영역은 영남알프스 일원이지만 훈련 코스는 굳이 울산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울산서 가까운 곳이면 좋다. 가까이 있겠다는 것은 ‘유비무환의 자세’를 잃지 않겠다는 뜻과 일맥상통하는 게 아닐까.

가천리 사격장 뒤 금강폭포도 있고, 삼성SDI 뒷산도 있고, 간월산 간월폭포도 있고, 빙벽등반에 그저 그만인 밀양 얼음골 선녀폭포도 있다.

어린이들의 용기의 샘 ‘산악체험캠프’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연례행사가 있다. 결손가정이나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 연 2회 정도 ‘산악안전체험 캠프’를 마련하는 일이다. 아이들에게 용기와 의지를 심어주는 데는 이만한 체험훈련도 없을 거라는 신념은 다년간의 체험행사를 통해 터득한 자산이나 다름없다.

작년부터 새로 위탁받은 체험캠프 사업도 있다. 올해 사업은 현충일인 6일 ‘한국119소년단’ 단원 70여명을 데리고 울주군 복합웰컴센터에서 ‘산악안전체험 캠프’를 진행할 예정이다. 광복절 무렵에는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작천정 근처 암벽지대 같은 곳으로 데려가 클라이밍과 응급처치 체험에 참여시킨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이럴 때는 으레 도움의 손길을 뻗치는 분들이 있어 고마움을 느낀다. 물과 도시락, 티셔츠를 제공해주는 독지가들이 그런 분들이다. 울산시의회 의원이나 일부 전문가는 필요한 물품 또는 경비의 지원근거를 보강하기 위해 관련 조례의 일부라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비치기도 한다. 남부소방서 소속 수난전문·화학전문의용소방대의 지원을 위해서라도 절실한 현안이라는 게 이들의 지론이기도 하다.

박 대장과 대원들은 중부소방서를 ‘든든한 버팀목’으로 여긴다. 평소에도 힘닿는 대로 도움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중부소방서가 새로운 지원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 서장님은 올가을 본격산행 철에 신속한 현장출동이 가능하도록 ‘생활안전구조차’(산타페) 한 대를 산악전문의용소방대에 배치시킬 계획입니다. 방호구조과 김동욱 주임(지방소방위)의 귀띔이다.

영남알프스 간월재 휴게소 앞에서 진행된 산악전    문 의용소방대의 산악구조 훈련 장면.	사진제공=울산중부소방서
영남알프스 간월재 휴게소 앞에서 진행된 산악전문 의용소방대의 산악구조 훈련 장면. 사진제공=울산중부소방서

 

인명구조원 등 자격증만 10개 넘어

박기성 대장이 태어난 곳은 북구 송정마을. 하지만 어린 시절 대부분은 중구 복산동이나 북정동에서 보냈다. 울산 신정고등학교를 거쳐 경북과학대를 나왔고, 2005년 1월 울산시설관리공단에 입사했다가 2009년 9월 이후 대변신을 시도한다. 휘폴스포츠센터 수영장 대표를 시작으로 스포츠 업계에 깊숙이 뿌리를 내려가고 있는 것.

‘대장’ 호칭에 어울릴 정도로 자격증 부자다. 아마추어무선3급 자격, 소방안전관리자 자격, 스키패트롤 자격, 산악안전지도자 자격, 인명구조원 자격, 수상인명강사 자격, 국제장비검사관 자격, 위험물안전관리 자격 등 취득한 자격증 종류만 열 가지가 넘는다.

부인 최성아 여사(43)와의 사이에 초등학교 나이의 아들 셋을 두었다. 사업장은 고헌 박상진 의사 생가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글= 김정주 논설실장·사진=장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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