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의 상징 스타트업[start-up]
도전의 상징 스타트업[start-up]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6.0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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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년 취업’과 ‘청년 창업’이 가장 뜨거운 화제가 됐다.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삶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경제적 수단이기도 하고 가치와 보람을 실현하는 도구이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경제적 수단인 청년 취업률이 감소되고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어 차선책으로 제시된 대안이 청년 창업이다. 정부의 어제 고용·실업 통계정보에 의하면 청년 고용률은 42.9%, 청년 취업자는 389만 8천명이다.

기성세대들은 한탄한다. 요즈음 청년은 너무 편안함을 추구하고 나약하며 열정이 없다고 한다. 또한 도전정신이 미흡하고 쉽게 포기하며 좌절한다고 한다. 과연 그런 모습인지는 잘 모르겠다. 취업을 하지 않는 청년을 나무라기 전에 청년들이 원하는 일거리를 만들지 못함에 미안함을 갖는 것이 정답인지도 모를 일이다.

취업도 창업도 힘들고 어려움이 많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특히 척박한 스타트업(start-up) 현실은 녹록치 않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으로 어렵다는 인식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왜 어려운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가 스타트업을 우리 경제의 신성장 동력이라고 치켜세운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정책 지원과 규제 혁신을 약속했다. 하지만 현실은 ‘글쎄’다.

스타트업이란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하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생겨난 용어다.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창업기업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이전 단계라는 점에서 벤처와 차이가 있다.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로 창업 붐이 일었을 때 생겨난 말로, 보통 고위험·고성장·고수익 가능성을 지닌 기술·인터넷 기반의 회사를 지칭한다.

그러나 우리 스타트업 환경은 여전히 척박하다.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돈이 없다거나 인적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사실 정부 정책자금은 ‘눈먼 돈’이라는 걱정이 들 정도로 넘친다. 우리 젊은이들의 역량은 ‘스펙 과잉’이라고 할 만큼 우수하다. 그런데도 젊은이들이 도전적 창업 대신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리고 있다.

물론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정부 정책자금으로 마중물을 붓는 것은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생태계가 자리 잡고 커지는 일은 민간 영역에 맡겨야 한다. 지금 대기업들은 각종 규제와 반(反)기업 정서에 발목이 잡혀 투자 의욕을 잃고 있다. 이런 판에 사업 확장을 위해 유망한 초기 기업에 눈을 돌릴 대기업이 있을지 의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포털사이트 K-스타트업에는 창업의 시작부터 성장까지 필요한 정보 제공과 함께 창업지원사업과 유용한 창업 콘텐츠 등 정부 창업지원 사업 정보가 한곳에 정리되어 있으니 ‘손품’을 팔길 권한다.

4차 산업혁명이니 ‘샌드박스(Sandbox)’ 도입이니 말은 요란하지만 승차공유 사업 논쟁에서 보듯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 정부는 몸을 사릴 뿐이다. 작은 영토와 적은 인구에도 혁신적인 창업 역량으로 주목받는 이스라엘의 성공 비결인 ‘후츠파(Chutzpah) 정신’을 배웠으면 한다. 히브리어로 담대함, 저돌성을 뜻하는 용어다.

최근의 정치적, 경제적, 기술적, 사회문화적 환경은 젊은이들에게 희망적이지 않다. 북한과 정치적 대립을 하고 있고 수출경쟁력의 약화로 경제상황이 악화되며 기술경쟁력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정부도 도전의 상징인 스타트업 등 민간 영역의 도전정신을 고취하기 위한 과감한 규제 혁신과 갈등 조정 역량이 필요하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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