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과 채찍이 필요한 중소기업
당근과 채찍이 필요한 중소기업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6.0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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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요즘 많이 힘들다. 곁에서 오래 지켜본 경험으로 볼 때 엄살이 아니다. 대기업에 절대 의존하는 현 산업구조 하에선 이미 예견됐던 상황이다. 그렇다고 비집고 들어갈 틈새시장도 별로 보이질 않는다. 그러면 중소기업이 이 난관을 뚫고나갈 묘책은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소통과 융합이 정답이다. 서로 협력하고 뭉쳐야 한다. 절대적으로 공동체의식이 필요하다. 가면 갈수록 독불장군은 살아남을 수 없다. 또한 기업가정신도 투철해야 한다.

울산은 자타가 인정하는 성공한 산업도시지만, 대기업 편중의 중후장대한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지금 발목을 잡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강소기업 비중이 확대되는 미래형 지식기반 산업구조로의 혁신이 필수다. 울산이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보장받기 위해선 R&D 역량을 확충하고 중소기업의 활동 기반을 더욱 보강하고 확대해야 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재정여건 및 조직이 취약하다. 그러나 풍부한 고급 기술인력을 보유한 연구소, 대학과 역량이 미흡한 중소기업이 결합하면 저비용으로 기술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 곳이 바로 울산테크노산업단지(이하 테크노산단)이며 산학(産學)융합원이다. 처음 테크노산단을 구상하고 추진했던 장본인으로서 느끼는 감회는 남다르다.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를 중심으로 테크노산단 계획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5월 27일, 두왕동에 위치한 울산대학교 산업단지캠퍼스에서 열린 뜻깊은 행사에 참석했다. ‘테크노산단융합협의회’ 출범식이다. 테크노산단에 입주한 기업이나 입주예정 기업들과 협력기업 그리고 지원기관과 대학 등 관련 기관들이 자생적으로 모여 만든 모임이다. 초대 회장을 맡은 (주)유시스 이일우 대표와 궂은일을 도맡아 챙길 사무총장 (주)엔코아네트웍스의 장상용 대표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자기 회사 일도 바쁠 텐데. 하지만 이왕 맡았으니 행복한 사회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나눔과 섬김의 자세로 헌신해주길 당부 드린다.

얼마 전 울산시가 테크노산단 일대를 거점으로 하는 ‘울산 수소산업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출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규제자유특구는 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7월말에는 특구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울산 수소산업 규제자유특구는 ‘고부가가치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이라는 비전을 향해 4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사업 기간은 올해 하반기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4년간이다. 시는 이를 통해 수소산업의 신기술을 실증하고 수소산업 관련 기업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준 등을 마련할 수 있다.

필자는 오래 전부터 미래 먹을거리를 준비하라고 강조하였다. 미래 신산업으론 수소산업이 적격이다. 울산은 전국에서 수소산업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져 있다. 더구나 수소산업은 울산 주력산업인 석유화학산업의 친구이며 자동차산업의 동반자다. 그러므로 수소산업의 밸류체인을 고려해 규제자유특구의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수소 관련 기업체는 혁신적인 수소의 저장·이송·활용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제품인증 기준 등이 법제화돼 있지 않아 시장출시를 할 수 없어 답답해한다. 이 기회에 실증을 통해 신제품의 검증과 기준안을 마련하여 조기에 상용화하기를 기대한다. 울산이 ‘수소산업 규제자유특구’ 지정으로 수소경제 선도도시로서의 잠재력을 일깨워 수소산업 기반이 한층 더 단단해지리라 확신한다.

전국에 있는 산학융합원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울산은 그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산학융합원의 목적은 산업단지와 대학을 공간적으로 통합하고 현장 중심의 산학융합형 교육시스템을 도입하여 산업현장에서 R&D부터 시작하여 인력양성과 고용까지 선순환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즉, 생산 중심의 산업단지를 생산, 교육, 문화가 어우러지는 복합공간으로 재창조하여 근로자에게 평생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고 근로생활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울산테크노산단은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성공할 수 있는 충분한 저력이 있다. 이 공간에 있는 모든 중소기업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미력하나마 자문위원으로서 힘을 보탤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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