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現重 실질적 본사, 서울로 못 보낸다”
울산 “現重 실질적 본사, 서울로 못 보낸다”
  • 성봉석
  • 승인 2019.05.2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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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 울산 존치 촉구’ 시민 총궐기 대회국회의원·지자체장 등 각계각층서 3천여명 참여송철호 시장·황세영 시의장 삭발식으로 의지 표명
‘한국조선해양 울산 존치 촉구 울산시민 총궐기 대회’가 29일 울산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삭발을 하며 결의를 다진 송철호 울산시장과 황세영 울산시의회 의장이 강길부·이채익·박맹우·김종훈 국회의원, 행복도시 울산만들기 범시민협의회, 울산지역 7개 청년회의소, 지역 각계 대표 및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시민들과 한국조선해양 본사 울산 존치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장태준 기자
‘한국조선해양 울산 존치 촉구 울산시민 총궐기 대회’가 29일 울산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삭발을 하며 결의를 다진 송철호 울산시장과 황세영 울산시의회 의장이 강길부·이채익·박맹우·김종훈 국회의원, 행복도시 울산만들기 범시민협의회, 울산지역 7개 청년회의소, 지역 각계 대표 및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시민들과 한국조선해양 본사 울산 존치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우리가 울산이다! 한국조선해양 본사 울산에 존치하라!”

현대중공업 법인분할(물적분할)로 생기는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 울산 존치를 촉구하는 시민 궐기대회가 29일 울산시 남구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대규모로 열렸다. ▶관련기사 5면

이날 ‘한국조선해양 울산 존치 촉구 시민 총궐기 대회’가 열리는 남구 롯데백화점 울산점 광장은 시민 3천여명이 참여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한국조선해양 울산 존치!’라고 적힌 띠를 두르고 ‘한국조선해양 울산과 함께’라고 쓰인 피켓을 손에 든 채 현대중공업의 본사 울산 존치를 촉구했다.

중구 남외동에 거주하는 권대혁(57)씨는 “뉴스에서 현대중공업이 본사를 옮긴다고 해 가만있을 수가 없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처음 본사를 이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믿기지 않았을 뿐더러 큰 섭섭함을 느꼈다. 울산시민의 한사람으로써 본사 이전을 막기 위해 작게나마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4시가 되자 본격적으로 궐기대회가 열리면서 열기는 한층 고조됐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황세영 울산시의장을 비롯해 강길부·이채익·박맹우·김종훈 국회의원, 지자체장과 시·구의원 등 내빈들도 참석해 울산시민들과 뜻을 모았다.

송철호 시장은 “울산은 불경기, 경기침체를 현대중공업과 같이 해왔다. 울산은 현대중공업을 살려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공공입찰제한 해제와 산업위기대응지역 설정 등 현대중공업을 살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다”며 “이제 겨우 수주가 들어오면서 현대중공업이 살아나는구나 했는데 회사를 이름만 바꿔서 서울로 옮긴다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 일어났다. 어떻게 현대중공업을 믿고 미래를 기다리던 울산시민을 배신할 수가 있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는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끝까지 싸워야 한다. 오늘이 싸움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울산시민들의 뜻과 염원과 희망이 식지 않는다면 현대중공업은 울산에 있을 것이고 세계 최고의 회사로 우뚝 설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황세영 울산시의회 의장이 29일 오후  울산 롯데백화점 앞에서 현대중공업 법인분할로 생기는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울산 존치를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송철호 울산시장과 황세영 울산시의회 의장이 29일 오후 울산 롯데백화점 앞에서 현대중공업 법인분할로 생기는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울산 존치를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황세영 시의장 역시 “우리 울산시민은 실질적인 본사인 한국조선해양을 보내지 않을 권리가 있다”며 “현대중공업은 울산이다. 돌아가신 정주영 회장께서 울산이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고 했다. 비장한 각오로 시민 여러분과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강길부(울주군) 국회의원은 “오늘 여기 모이신 모든 분들은 딱 한 가지, 한국조선해양이 울산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바란다”며 “울산이 있었기에 현대중공업이 있었고 현대중공업의 역사가 울산의 역사다. 모두의 힘을 모아 한국조선해양이 울산에 존치하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전했다.

이채익(남구 갑) 국회의원은 “현대중공업은 울산의 정체성이자 자존심이고 120만 시민들이 키워온 울산의 기업이다. 1972년 창립이후 50여년간 울산의 경제를 지킨 버팀목, 울산의 역사 그 자체”라며 “어떻게 우리가 키워온 현대중공업 본사가 서울로 간다는 말이냐. 이는 울산시민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우리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사즉생의 각오로 여러분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박맹우(남구 을) 국희의원은 “영원히 우리 것으로 알았던 현대중공업이 껍데기만 남기고 본사를 서울로 이전한다고 하니 너무나 충격”이라며 “울산에 계속 존치해서 불리한 점이 있다고 한다면 울산시민의 더 큰 사랑과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지 않겠나. 근 반세기 동안 함께 땀 흘리면서 일궈온 현대중공업, 역사를 함께한 현대중공업은 우리의 것이다. 본사 이전을 제고해달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김종훈(동구) 국희의원도 “울산시민의 간절한 마음이, 분노한 마음이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 각계각층, 여야,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한마음 한목소리로 간절한 마음을 모아서 얘기했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하는 것은 잘 알지 않느냐. 이것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고 제조업과 조선 사업, 울산을 살리자는 애정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업의 이윤만을 챙기겠다는 것이 기업의 윤리의식이고 책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제발 함께 살자. 그게 도리고 이치”라며 “여러분 함께 해달라. 우리 요구를 관철시키자”고 덧붙였다.

자리를 가득 메운 3천여명의 울산시민들은 이들의 연설에 큰 호응을 보내며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이날 송철호 시장과 황세영 시의장은 격려사에 이어 한국조선해양 울산 존치를 촉구하는 결의의 표현으로 삭발식을 거행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은 일어나서 “우리가 울산이다. 울산이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이 울산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한국 조선해양 본사 울산에 존치하라”고 촉구했다.

울산시는 현대중공업 법인분할로 생기는 한국조선해양이 서울에 설립될 경우 전문 인력 등 인구 순 유출로 지역 경기 악화와 조선 산업 생산 기지화로 도시 성장 잠재력을 잃는 등 지역 경제가 총체적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송 시장의 한국조선해양 울산 존치 촉구 담화문 발표 이후 지역사회에서는 한국조선해양 울산 존치를 촉구하는 각계 목소리가 이어졌다.

지난 22일에는 한국조선해양 울산 존치 범시민 촉구대회가 시청 광장에서 열렸고, 지역 국회의원 간담회, 구·군 단체장과 의장의 확대비상회의 등이 잇달아 열렸다.

오는 31일 법인분할(물적분할) 주주총회가 열릴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은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26일부터 사흘째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성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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