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4차 산업혁명 시대에 농업이 나아갈 길 ⑥- 4차 산업혁명의 실체…하늘의 최강자 드론
[기획연재]-4차 산업혁명 시대에 농업이 나아갈 길 ⑥- 4차 산업혁명의 실체…하늘의 최강자 드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5.27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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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李箱)의 본명은 김해경(金海卿)이고 경성고공(京城高工) 건축과를 나왔다. 건축 설계도에서 조감도 즉 평면도는 하늘에서 새가 내려다본 모습이다. 조감도(鳥瞰圖)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 그의 시 ‘오감도(烏瞰圖)’는 1934년 7월 24일부터 8월 8일까지 <조선중앙일보>에 이태준(李泰俊)의 소개로 연재되어 난해한 시로 주목과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날고 싶어 했던 이상은 소설 ‘날개’도 발표했다. 이처럼 인간은 늘 자유로운 비행을 꿈꾸어왔다. 이제 드론이라는 새로운 양식의 비행체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발전하는 수많은 첨단기술을 탑재한 채 하늘의 제왕으로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우리는 언론매체를 통해 새로운 기술과 제품들이 수없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체감할 수 있는 것은 매우 드물다.

하지만 최근 급부상한 드론은 몇 안 되는 체감형 제품이다. 드론은 TV 프로그램 등에서 날아다니며 사람과 풍경을 찍는 카메라로 등장한다. ‘1박2일’, ‘삼시세끼’, ‘윤식당’에서는 동네 전경을 처음에는 가까이에서, 나중에는 하늘로 올라가면서 찍는 모습이 방영되기도 했다.

드론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항공법 적용을 받는다. 국내 항공법에는 초경량비행장치 중 사람이 타지 않는 비행체로서 연료를 제외하고 무게가 150kg 이하인 무인비행장치를 지칭한다. 드론 조종도 국가 인정 기관의 교육을 받고 자격시험을 거쳐야 할 수 있다. 국내 항공법 시행규칙에는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하는 초경량비행장치 사용사업 범위를 농업·촬영·관측·조종 교육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①비료·농약 살포, 씨앗뿌리기 등 농업 지원 ②사진촬영, 육상·해상 측량 및 탐사 ③산림·공원의 관측 및 탐사 ④조종교육 ⑤그밖에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하는 사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드론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첨단기술의 종합체이자 정수(精髓)이기 때문이다. 비행이라는 특징 덕분에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드론의 다양한 활용 분야를 보면 미국·유럽·중국 등지에서는 실생활에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스포츠 분야, 관광지 소개,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과의 결합 등 교육·훈련·문화콘텐츠·보안 영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드론 관련 시장도, 미국 방위산업전문 컨설팅업체 틸 그룹(Teal Group)에 따르면, 2020년까지 연평균 8% 이상 성장하고, 드론의 상업목적 활용의 증가에 따라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 대부분의 경영컨설팅회사와 경제연구소에서는 농업에서 드론의 활용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한다. 드론에 대한 정의가 나라마다 다르듯 드론을 농업 분야에 활용하는 방법도 나라마다 천차만별이다. 특히 농약방제에 특화된 드론은 약제통 및 분사장치를 달아 공중방제에 편리한 점이 많다. 농경지 모니터링에도 드론을 활용해 해충과 질병 발생을 미리 살펴(豫察) 작물생산성을 극대화시키고, 작황 분석을 통한 품질과 수확률 예측도 가능해졌다.

자연재해에 의한 농업피해를 객관적으로 분석·평가하는 분야에도 드론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국제무인기협회는 2025년 미국 드론산업의 경제적 가치를 약 820억 달러로 추산하고, 그 중 농업용 드론이 8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울산에서도 드론을 활용한 농약 방제와 사료작물 파종, 병해충 예찰 등 농업적 활용을 추진하거나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울산에도 드론 도입이 시급한 농업 분야가 있다. 첫째, 드론은 적기를 놓치기 쉬운 사료작물의 입모 중 파종을 가능하게 해주므로 안정적 수확을 기대할 수 있다. 둘째, 배·사과의 화상병 예찰을 도와준다. 화상병 발생 여부 조사는 반드시 전체 농장에서 해야 하는 일로, 과수원의 특성상 높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드론 예찰이 절실히 요구된다. 셋째, 드론은 노령화로 어려움이 있는 벼농사에서 농약 방제를 수월하게 도와준다.

흔히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고들 한다. 이제 드론은 ‘하늘’이라는 단어에 한 가지 의미를 더 보태게 됐다.

윤주용 울산시농업기술센터 소장,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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