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폭염주의보… 울산, 더위전쟁 시작
때이른 폭염주의보… 울산, 더위전쟁 시작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5.23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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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시가지 섭씨 30.7도…, 23일 기상대가 발표한 낮 최고 기온이다. 세워둔 차량의 내부온도는 섭씨 33도를 조금 웃돌았다. 올 들어 처음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23일의 울산 날씨 기록이다. 예년 평균보다 일주일쯤 빨리 찾아온 더위라고 했다. 그래선지 ‘때 이른~’이란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벌써 물에 뛰어들 날씨’라며 엄살을 부리는 시민도 있다. 전자기기업계에서는 에어컨 매기가 예년보다 보름 일찍 들썩거린다며 구매욕구를 자극한다.

울산시는 조금 굼뜬 느낌이지만 주민들의 기분변화에 민감한 시·도들은 ‘폭염 예방’ ‘폭염피해 최소화’ 대책을 앞 다투어 내놓으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울산에서는 일찌감치 건널목에다 그늘막을 설치한 남구가 비교적 빨리 폭염 대비책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용객이 많은 공업탑로터리와 시외버스터미널 근처 버스승강장 10곳에 더위차단장치인 벽걸이형 에어커튼(air curtain, 일명 ‘공기막’)을 우선 설치하기로 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울산시도 시장 지시에 따라 지난해 여름 촘촘하게 짠 폭염피해 예방 대책을 내놓은 바 있으나 기온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원치 않아도 점수가 깎일 수도 있다. 송철호 시장은 지난해 여름 폭염취약 현장을 꼼꼼히 살피면서 현장중심 예찰활동 및 시민홍보 강화, 폭염취약계층 집중관리를 관계자들에게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폭염대책본부 및 온열질환 응급감시체계 운영, 농축수산 대책 상황실 운영, 무더위쉼터 연장운영, 도로 물 뿌리기, 건설현장 공사 중지, 폭염대비 행동요령 홍보와 같은 폭염피해 최소화 대책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수준에서 만족하고 말 일이 아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다른 시·도에서도 본받을 점은 없는지 면밀하게 살펴 이제부터라도 보이는 빈틈을 착실히 메워 나갈 필요가 있다. 강원도 홍성군은 홍성읍 대교공원에, 삼척시는 전통시장(삼척중앙시장) 안에 안개분사시설인 ‘쿨링포그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이웃 부산시애서는 지난 13일 맺은 재능기부 협약에 따라 노루페인트사와 부산시건축사회가 중구·사하구의 폭염취약 주택 22채에서 벌이는 ‘하얀 지붕’ 설치 작업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부산시는 건설현장에서 ‘무더위 휴식 시간제(heat break)’를 잘 지키도록 감독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앞두고 있는 광주시 광산구는 도심의 도로 살수 시스템 외에 도심 열섬현상을 줄이는 쿨링포그(cooling fog) 시스템도 도입했다. 경남 창원시는 바닥온도를 낮춰 보행자의 체감더위를 식혀주는 쿨 페이브먼트(cool pavement) 사업을 추진하는 중이다.

혹서기의 폭염은 재산과 인명 피해를 동시에 몰고 온다. 그래서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이 온열질환자 발생 억제다. 지난해 여름 경북에는 312명이 발생해 10명이 숨졌고, 전남에서는 322명이 발생해 4명이 숨졌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이런 때 필요한 경구다. ‘폭염피해 제로화’는 현실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하지만 ‘폭염피해 최소화’는 얼마든지 실현 가능한 목표다. 울산시와 구·군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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