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항일운동가 이관술’ 조명한 세미나
‘울산 항일운동가 이관술’ 조명한 세미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5.2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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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변화를 엿보게 해주는 세미나가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려 주목을 받았다. ‘학암이관술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김종훈 국회의원(울산 동구)이 주관한 세미나의 주제는 ‘항일운동가 이관술 국회 세미나’로, 손문호 전 서원대 총장이 진행을 맡았고 민족문제연구소와 우리역사바로세우기운동본부가 후원했다.

‘울산출신 항일·독립운동가’라면 광복회 총사령 박상진 의사(북구 송정)와 한글학자 최현배 선생(중구 병영),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은 서진문 선생(동구 일산) 정도가 먼저 떠오를지 모른다. 그런 마당에 울주군 입암 출신 이관술 선생(1902~1950)이 ‘항일운동가’로 회자되기 시작했으니 대부분의 시민들은 궁금한 것이 정상이지 싶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학암이 항일운동에 매진한 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지만 이념적으로는 ‘사회주의 계열’이기 때문이다. 이 점은 김종훈 의원도 세미나에서 언급했다. 김 의원은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이라는 이유로 독립유공자 지정은커녕 빨갱이로 낙인찍혀 후손들까지 피해를 입어 왔다”며 “이관술 선생도 최근 유족들이 국가상대 손배소에서 승소하면서 진실이 조금씩 밝혀졌지만 역사적 재조명은 여전히 미약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울산에서 창립총회를 가진 기념사업회는 시민사회단체와 연구자, 학암의 후손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단체로 향토작가 배성동 씨가 공동대표직을 맡고 있다. 배 대표는 이날 “이관술 선생은 부유한 유력가문의 엘리트 지식인이란 지위를 모두 버리고 항일투쟁에 나선 분”이라며 “해방 후 이념대립에 희생된 비운의 독립운동가 이관술 선생의 명예회복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기념사업회는 앞으로 학암의 독립유공자 신청, 독립운동마을 조사, 이관술유적비 복원, 이관술기념관 건립에 힘을 쏟겠다고 한다.

학계와 향토사학계에 따르면 학암은 일제강점기인 1930~40년대 국내에서 항일운동에 앞장섰던 대표적 항일운동가다. 그러나 그는 수배와 체포, 투옥과 고문으로 점철된 삶을 살다가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법적 보호도 없이 국군에 의해 생을 마감하고 만다. 학암은 특히 해방 후 미군정기에 그 유명한 ‘조선정판사 위폐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그를 다시 조명하기 시작한 학계와 향토사학계에서는 그 사건을 미군정이 조작한 의혹이 짙다는 학술적 주장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추세다.

이날 국회 세미나에서는 ‘학암이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아야 하는 이유’ 4가지를 제시했다. △사재까지 바쳐가며 항일투쟁에 몸 바친 점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위폐사건이 허위라는 점 △대한민국 정부를 부정하거나 국가보안법을 어긴 일이 없다는 점 △학암이 1950년 7월에 사법절차 없이 처형됐다며 2012년 말에 국가를 상대로 낸 손배소에서 유족이 승소한 점이 그것이다.

기념사업회는 이관술 선생을 ‘일제강점기 후반부를 뒤흔든 항일독립운동가’라며 그의 명예가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는 특정 인물을 이념의 잣대로 판단하려는 타성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문제도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인지 어쩔지는 역사만이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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