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쓰레기, 줄이는 게 답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는 게 답이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5.2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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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갈 곳 잃은 플라스틱 쓰레기’란 글을 통해 지난 65년 동안 버려진 플라스틱의 10% 정도만이 재활용되었다는 이야길 했다. 그리고 나머지 플라스틱 쓰레기의 13% 정도는 소각되고, 77% 정도는 매립되거나 버려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렇다면 최종처분 즉 매립하지 않고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디로 갔을까? 그 양은 얼마나 될까? 이번 시간엔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Jambeck 등은 바다와 접하고 있는 192개 국가의 해안가에서 50킬로미터 이내의 거주지역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이동을 연구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192개 국가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1.7%~4.6%가 폐기물 관리체계를 벗어난 해양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추정된 것이다. 5%도 안 되는 데 뭐가 문제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양으로 보면 연간 480만~1천270만 톤에 이른다. 이는 울산의 120만 인구가 1년 동안 버린 생활쓰레기 양의 9배~23배에 달하는 양이다. 2013년 호주 출신의 크레이그 리슨 감독이 만든 ‘플라스틱 바다(Plastic Ocean)’란 다큐멘터리는 이러한 실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말 그대도 해마다 육지에서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플라스틱 바다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해양 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야길 들어보셨을 것이다. 이것이 왜 문제가 될까? 첫째는 거북이, 새, 고래 등 바다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동물들이 플라스틱으로 배를 채우며 죽어가기 때문이다. 그린피스를 통해 죽어가는 거북이와 고래 사진을 본 기억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육지와 달리 바다는 전 세계가 연결되어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류를 타고 전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192개국 중 가장 많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플라스틱 쓰레기는 8천 킬로미터 떨어진 북태평양 해역에 한반도의 6배에 달하는 쓰레기 섬을 만들었다. 이것이 1997년 찰스무어 선장이 발견한 쓰레기 섬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큰 플라스틱은 수거해 처리하면 되지만 플라스틱이 바다를 표류하면서 서로 부딪치고 강렬한 태양광에 의해 분해되면서 작은 크기로 쪼개진다는 것이다. 끝없이 쪼개지는 플라스틱은 이제 10억분의 1미터인 나노미터까지 작아졌다. 플랑크톤보다 작은 바다 생명체까지 플라스틱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플라스틱은 중금속을 비롯한 다양한 독성물질을 흡착한다. 결국 먹이사슬에 따라 독성물질을 먹고 자란 물고기를 우리 인간이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작년 KBS에서 방영한 ‘플라스틱의 역습’이란 다큐멘터리의 메시지가 바로 이것이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역습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알갈리타 해양연구재단을 만든 찰스무어 선장은 “소비를 늘인다고 해서 반드시 삶의 질이 올라가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즉,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만이 플라스틱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언젠가 과학자들은 플라스틱을 대체할 안정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물질을 만들 것이다. 그러나 그날까지 미래를 낙관하고 한가하게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 당장 행동이 필요하다. 현재 세계 50개국 이상이 플라스틱 과대포장 반대운동(Plastic Attack)와 같은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에 참여하고,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금지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동참할 때다. 조금은 엉뚱하겠지만 플라스틱 없이 일주일 살기 체험과 같은 실천행동을 해 보는 건 어떨까? 아니 단 하루만이라도 플라스틱 쓰레기 제도에 도전해 보자. 플라스틱 역습에 대한 책임이 바로 우리에게 있으니 말이다.

김희종 울산발전연구원 환경안전연구실장, 환경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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