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고 싶은 섬! 조도
가보고 싶은 섬! 조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5.2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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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는 목포에서 100km, 진도 팽목항에서 9km 떨어진 조도군도 중심지에 있다. 조도면에서 가장 큰 섬은 면소재지가 있는 하조도이고, 그다음은 하조도와 연육된 상조도이다. 그밖에 관광지로 유명한 관매도가 있다. 팽목항에 서니 ‘세월호 사건’으로 아직도 가슴이 아린다. 그 바다를 건너니 잿빛 하늘만큼이나 우울하다. 노란 리본이 바람에 쉼 없이 나부낀다.

조도(鳥島)를 풀이하면 ‘새섬’인데 새가 많다는 뜻이 아니라 새떼처럼 많은 섬이 바다에 펼쳐져 있다 하여 조도라고 한다. 남해에도 같은 이름의 섬이 있다. 농협에서 운행하는 차도선(차를 싣고 건너는 배)이 있다. 단체관광버스도 몇 대나 실려 있다.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고 조도에서 많이 내렸다.

마을 가운데 오르막길을 걸어가면 사거리가 나온다. 왼쪽은 등대 가는 길이다. 오른쪽은 조도대교 가는 길인데 직진하면 신전 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1997년에 서로 마주하고 있는 하조도와 상조도를 잇는 연도교가 개통되어 조도대교가 생기면서 한 섬처럼 왕래하고 있다.

주변의 많은 섬이 바람과 파도를 막아주어 상·하조도 주변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다. 조도 사람들은 각종 해조류 및 수산물 양식업을 하고 있다. 육지에는 쑥과 마늘밭이 많고 도로에는 온통 말리는 톳 천지여서 운전을 조심해야 할 정도이다.

도리산 전망대에 올랐다. 다도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이곳으로 올라오면 조도군도 154개의 섬을 360도 파노라마로 볼 수 있다. 한국의 카프리, 한국의 할롱베이로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전망대 쉼터도 잘해 놓았고 몸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승강기도 있다. 내려오기가 싫을 정도로 넋을 잃고 있었다.

조금 내려오면 ‘전망 좋은 곳’이 있다. 입구에는 바실 헐 공원이 있다. 바실 헐은 1816년 중국사절단을 수행한 라이러호 함장으로서 중국, 조선, 류큐, 인도 등지를 항해하던 도중 중국과 우리나라 서·남해를 탐사하고 희망봉을 돌아 영국으로 돌아갔다. 유배 중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만나 조선에 대한 동경을 갖게 하기도 했다.

그는 1816년 9월 이양선을 타고 상조도에 정박한 후 섬의 꼭대기에 올라 135개의 섬을 세고는 “세상의 극치(지구의 극치)”라고 외쳤다. 10일간의 조선 항해기는 그동안의 항해기와 함께 <조선 서해안 및 류큐 섬 발견 항해기>란 이름으로 1818년 런던에서 첫 출간 되었다. 그는 『한국 서해안과 유구도 탐색항해 전말서』라는 보고서에서 진도와 조도를 언급했다. ‘진도 조도 해역이 동양에서 항구 건설에 가장 좋은 후보지’라고 보고했다.

그가 남긴 ‘조선 10일간 항해기’ 일부를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산마루에서 주위를 바라보니 섬들의 모습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섬들을 세어보려 애를 썼으나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여기서 경치는 황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는 3일간의 탐사 보고서에서 조도 사람들을 만나 조도 말과 생활습관을 기록해두었고, 섬 이름을 자기네들 관점에서 붙이기까지 했다. 즉, 하조도는 앰허스트 섬, 상조도는 몬트럴 섬 등으로 명명하고 지역을 표기해두었던 것이다.

조도는 국제적으로 일찍부터 알려졌으며, 하조도는 요지로서 영국에 더 잘 알려진 섬이 되었다. 70년 뒤인 1885년, 영국이 거문도를 점령한 후에 청나라와 협상하면서 홍콩처럼 일본을 의식한 군사적 요새지로 진도를 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 당시 조선 정부와 협상 끝에 진도를 영국에 빌려줬더라면 진도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신전 해수욕장으로 가니 아직 해수욕 철이 아니라서 사람이 없어 한적했다. 주변 경치도 좋고 물이 깨끗해서 너무 좋았다. 다시 돌아 하조대 등대로 갔다. 하조대 등대에 이르는 거리는 약 4km 정도 된다. 해안 절벽을 따라가면 섬 끄트머리에 하얀 등대가 보인다. 1909년에 만들어진 유인등대로 옆에는 수많은 형태를 한 만물상 바위와 해안절벽이 절경이다. 파도와 바람에 깎인 바위가 장관이다. 현재의 등대는 최근에 세운 것이다.

하조도에는 두 개의 산이 있는데 동쪽에는 신금산(神禽山, 231m)이 있다. 하조대 등대로 이어진 산이다. 서쪽 끝에는 최고봉인 돈대산(敦大峰, 234m)이 있다. 여기서 돈대란 높은 언덕에 축대 벽을 쌓은 곳이나 성벽을 쌓아 적의 침입 등 위급한 상황에 대비하던 곳을 말한다. 흔히 이곳에서 봉화를 올렸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하러 오는 모양이다.

다리가 시작되는 하조도 끝자락에 공원이 있다. ‘나루꾸지’라는 옛 이름을 가진 이곳은 일찍이 상조도와 당도로 건너가는 나루터였다. 화장실과 음용대 등 편의시설과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비박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다. 경치도 좋고 일몰도 볼만하다. 내가 가는 곳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특히 도리산 전망대에서 본 조도군도의 비경을 모르는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안타까울 정도였다.



김윤경 여행 큐레이터·울산누리 블로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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