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해녀 기록 남길 ‘해양민속박물관’ 검토”
“울산해녀 기록 남길 ‘해양민속박물관’ 검토”
  • 김정주
  • 승인 2019.05.2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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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바다의 날 총괄기획’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3대 주력 대신할 바다, 울산의 새 희망”

<바다는 뭇 생명의 근원이자 생존의 토대이며, 현재와 미래를 위해 소중하게 아끼고 가꾸어야 할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다./ 바다는 한민족 번영의 기틀이며, 세계의 바다는 우리 겨레의 원대한 꿈과 이상이 펼쳐질 터전이다./…>

14년 전인 2005년 5월 31일, 울산 장생포 해양공원에서 열린 제10회 바다의 날 기념행사에서 처음 선보인 ‘바다헌장’의 앞부분이다. 이 무렵 울산의 색깔은 온통 ‘바다색 일색’이었다. 이날 장생포에서는 고래박물관이 개관 테이프를 끊었고, 롯데호텔 울산에서는 제57차 국제포경회의(IWC)가 한창 열기를 뿜고 있었다.

그로부터 14년. 울산이 다시 바다를 품에 안는다. 5월 31일 ‘제24회 바다의 날’ 기념행사를 장생포 미포조선 이전부지에서 펼치게 된 것이다. 14년 전에도 그랬듯, 이날 행사에는 국무총리와 해양수산부장관도 내려와 울산의 바닷바람을 쐬게 된다.

주최는 해양수산부가 하고 주관은 울산시와 한국해양재단이 공동으로 한다지만 준비는 울산시가 거의 도맡다시피 하고 있다.

바다의 날 기념식 준비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57)과의 대담 자리를 지난 20일 어렵사리 마련했다. 오후 2시 40분부터 시작된 인터뷰 시간이 단 20분. 송 부시장의 일과가 얼마나 촘촘하고 바쁜지를 말해주는 대목이고, 필자로서는 ‘최단(最短)의’ 인터뷰 기록이었다. 바쁘기로 치자면, 울산시청에서 그를 따라잡을 인사는 아무도 없다.



기념행사 현장에서 ‘수중건설로봇·해미래·무인선’ 실물 전시

시간도 절약할 겸 ‘바다의 날’에 대한 설명 일부는 부시장이 미리 준비한 자료로 대체하기로 하자. 바다의 날은 ‘국제연합(UN) 해양법 협약의 발효를 계기로 우리 정부가 우리 국민에게 해양의 중요성을 알리고 진취적 해양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1996년에 지정한 정부기념일’이다. ‘해양의 지속가능한 이용’도 제정 취지의 하나.

그렇다면 기념행사 개최도시는 어떻게 정하는 것일까? 바다를 끼고 있는 11개 해양도시가 공평하게 돌아가며 주관하는 것은 아니라 했다. 해수부가 매년 희망도시 신청을 받은 다음 종합적 판단을 거쳐 정하는 것이 사실상의 관례. 올해 기념행사를 울산으로 끌어올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울산시의 엄청난 노력 덕분이겠지만, 어찌 보면 대단한 행운일 수도 있다. 울산 3대 주력산업의 하나인 조선업의 급격한 퇴조가 가산점으로 작용했을는지도 모른다.

해수부가 공모를 거쳐 정한 올해 바다의 날 주제어는 ‘바다와 함께 꾸는 꿈! 바다와 함께 여는 미래!’ 기념행사 중에 특기할 만한 것은 없는지 시선을 집중시켰다. ‘글로벌 해양에너지 허브도시 울산’이란 간판의 시(市)주제관을 비롯해 △해상풍력 △해수전지 △조선업 역사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4곳의 돔형 기획전시관에 특별히 눈길이 갔다.

그것만이 아니다. 5가지 테마 속에 31개 유관기관·단체가 참여하는 해양수산 관련 65개 전시·체험 부스를 포용하는 특별전시관, 그리고 수중건설로봇·해미래·무인선 등 대형 해양장비의 실물 전시도 볼거리이고, 함정(해경 1009함·화학방제함) 승선체험 코너도 대단한 볼거리·즐길거리가 될 것 같았다.

송병기 부시장이 맺음말 삼아 말문을 열었다. “우리 울산은 해안선이 무려 170Km나 되는 해양도시입니다. 3대 주력산업이 예전 같지 못한 지금 우리 시가 눈을 돌려야 할 곳은 드넓은 바다가 아니겠습니까? 울산의 바다를 잘 활용한다면 북방경제의 교두보, 남방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 해양관광의 이점도 얼마든지 살릴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란 마음으로 깊이 뛰어들 생각입니다.”

2005년 5월 31일 울산 장생포에서 열린 제10회 바다의 날 기념식. 사진제공=울산시
2005년 5월 31일 울산 장생포에서 열린 제10회 바다의 날 기념식. 사진제공=울산시

 


“울산형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수산업 피해는 기우”

‘바다의 날’ 얘기가 나온 김에 시민들의 기대와 어민들의 우려가 동시에 교차하는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시설)’에 대한 질문부터 우선 건네기로 했다. 송철호 시장의 핵심 공약사항이기도 한 이 문제에 대한 답변 보따리는 의외로 푸짐해 보였다.

해상풍력 발전을 이해하자면 고정식과 부유식의 개념 정리부터 해주었으면 하던 차에 그 얘기가 바로 나왔다. “고정식은 수심이 50m 미만인 경우가 해당되지요. 서해안 일대에는 고정식밖에 설치할 수 없겠지요.” 수산업(어민) 피해, 진동 피해 민원이 그래서 생겨날 수 있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울산 앞바다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시설은 서해안의 고정식과는 전혀 딴판이라는 게 송 부시장의 지론이다.

울산형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시설이 들어설 ‘동해가스전’ 일원(해저 50~150m 대륙붕 해역)만 해도 울산 바닷가에서 58㎞나 떨어져 있어 근해(近海)가 아닌 연해(沿海) 개념의 ‘먼 바다’이기 때문이라는 것. 따라서 ‘고정식’ 때문에 나타나는 민원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는 것으로, 그 나름 설득력이 있다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사실 우리 국민에게는 ‘산유국(産油國)의 꿈’을, 울산시민에게는 ‘산유도시(産油都市)의 자부심’을 안겨준 ‘동해-1가스전’은 육지에서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원거리에 위치해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그동안 동해-1가스전에서 양질의 천연가스와 석유를 소량씩이나마 계속 끌어올려 에쓰오일에 공급해 왔다. (동해-1가스전은 2021년 6월이면 생산이 마감된다.)

그 다음 질문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에 참여할 외국기업의 이른바 ‘먹튀’ 개연성과 국내기업들의 참여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부시장의 답변은 포말처럼 시원스러웠다. “재무적 투자 주체인 외국기업은 초기 투자액수와 리스크가 워낙 커서 손해를 감수하려 하지 도중에 짐 싸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국내기업에는 해양플랜트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세진중공업, 이영산업도 있지 않습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문제의 해법은 이들 국내외 기업들이 중도 하선하는 일이 없도록 어떻게 단단한 기대의 끈으로 묶느냐에 달려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 하나, 앞서 경험한 나라들의 값진 체험이기도 하겠지만,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시설이 훌륭한 인공어초 구실을 충분히 해낸다는 사실을 빼놓을 수 없다. 부시장은 이 점에 대한 접근도 이미 마친 상태라는 직감이 스쳐지나갔다.



“야생화 재배 취미, 지금은 짬 못 내 둥굴레 변이종만 키워“

시계를 보아가며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바다자원의 하나인 해녀들에 대한 관심을 심어주었으면 하는 기대감이 그런 질문을 떠올리게 했다. 수적으로 적지 않아 보이는 울산해녀들의 권익도 지켜주고 관광상품으로 발전도 시킬 겸 ‘해녀의 날’을 제정할 의향은 없는지 넌지시 물었다. (울산해녀의 숫자에는 어느 정도 ‘거품’이 들어있다는 의혹이 최근 드러난 사실도 있다.)

“그런 구상, 참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해녀 지원 조례를 제정하자는 요구도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저는 ‘해녀의 날’보다 ‘해양민속박물관’을 짓는 게 더 낫다는 생각입니다. 울산해녀도 제주도 출신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분들의 과거와 현재의 일상생활을 기록으로도 남기는 데는 민속박물관만한 것이 있을까 하는 게 제 의견입니다.” 부시장은 그러면서 ‘해녀의 날’도 진지하게 검토는 해 보겠다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경북 안동시 송천동, 다시 말해 ‘임하댐 가는 길목, 의성김씨 종갓집 입구, 56가구가 사는 논골 마을’이 안태고향이라 했다. 4년 아래 함정실 여사(53)와의 사이에 2녀(25·23세)를 두고 있다.

취미는 야생초(야생화) 기르기. 서울서 울산으로 내려온 1998년 1월 이후 7~8년 가까이는 전시회에도 출품할 정도로 공을 들였으나 정성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지금은 시간 내기가 힘들어 손을 놓은 상태. “그래도 흰줄이 나 있는 둥굴레 변이종만은 아직도 기르고 있답니다. 참 경이로울 때가 많지요.”

△한국해양대 동북아물류시스템공학박사 △서울시립대 도시계획석사 학위 △교통기술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울산시 교통기획·정책과장(2003.1~2008.7), 울산시 교통건설국장(2008.7~ 2015.7), 울산발전연구원 공공투자센터장(2015.8 ~2017.8)을 거쳐 지난해 8월 27일, 현직에 취임했다.

대통령 표창(우수공무원/2000.12), 국무총리 표창(2004.3), 근정포장(국가사회 발전 기여, 2011.5) 등이 그의 수상경력이다.

글=김정주 논설실장·사진=장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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