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숲보다 높은 치유효과’ 대숲의 활용가치
‘솔숲보다 높은 치유효과’ 대숲의 활용가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5.20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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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리대숲’을 건너뛰어 ‘백리대숲’을 넘보고 있는 울산시나 생태대숲 ‘죽록원’으로 관광특수를 꿈꾸고 있는 전남 담양군으로서는 더없이 기분 좋은 소식을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전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이하 산림과학원)은 ‘시원한 바람이 부는 진주시험림 대나무숲(대숲)의 피톤치드 농도를 분석한 결과’라며 대숲의 산림치유 효과가 솔숲(소나무숲)의 그것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같은 단위부피 비교에서 진주대숲의 피톤치드 농도는 ㎥당 하루 평균 3.1㎍으로, ‘건강 증진의 숲’으로 인식되는 편백숲의 4.0㎍보다는 약간 낮지만 솔숲의 2.5㎍보다는 조금 더 높았다. 피톤치드에 의한 대숲의 산림치유 효과가 편백숲과 솔숲의 중간위치에 놓여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대숲 속 피톤치트의 양이 도심의 그것보다 7배나 많다는 게 산림과학원의 설명이고 보면 태화강 대숲 속을 마음만 먹으면 거닐 수 있는 울산시민은 여간 행복한 게 아니다.

또 이번 조사에서 대숲의 중요 피톤치드 인자는 알파피넨(α-Pinene), 미르센(Myrcene), 시멘(Cymene) 등으로 나타났다. 모노테르펜의 일종인 알파피넨은 피로해소 촉진 효과, 미르센은 항산화 효과, 시멘은 진통·항염·구강 통증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톤치드(Phytoncide)란 식물이 만들어 살균작용을 하는 휘발성·비휘발성 화합물을 통틀어 일컫는 용어로, 숲속의 식물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내보내는 항균성(抗菌性)·방향성(芳香性) 물질인 셈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미세먼지와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주변의 대숲으로 힐링 여행을 떠나면 다른 어떤 여행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말한다. 또한 “대숲은 숲 체험과 연계된 치유와 문화의 공간으로도 효용가치가 높다”고 설명한다. 손영모 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소장은 “대숲의 다양한 효용과 가능성을 찾아내 치유를 위한 경제적 산림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한다. 울산시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여름휴가 장소로 다녀갈 정도로 유명한 울산의 생태명소 ‘십리대숲’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 같아서 자부심을 느껴도 무리가 아니지 싶다.

그러나 자부심을 느끼는 선에서 그칠 일은 아니다. 울산에는 있지만 다른 데는 없는 이 소중한 생태자원을 적극 홍보하고 최대한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 호흡기나 피부로 인체에 흡수돼 항염, 항균, 살충, 면역 증진, 스트레스 조절 등 인체에 다양한 건강증진 효과를 가져다주는 ‘피톤치드의 보고(寶庫)’ 태화강 대숲의 외연을 십리에서 백리로 넓히는 일에도 속도를 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머잖아 울산시민들 앞으로 더 가까이 다가올 ‘태화강 백리대숲’이 곧 거듭날 ‘태화강 국가정원’과 더불어 울산관광의 새로운 이정표로 우뚝 서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 소망이 시민적 염원으로 승화될 때 태화강 백리대숲은 ‘울산 12경’의 이정표마저 단숨에 바꾸어놓을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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