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보행로 놓고 인근 아파트 간 ‘갈등’
울산 북구, 보행로 놓고 인근 아파트 간 ‘갈등’
  • 남소희
  • 승인 2019.05.16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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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아파트 학생들, B 아파트 야외승강기로 등교
전기요금·수선유지비 등 이유로 출입 막아
두 아파트 입주민 간 감정싸움으로 번져
북구 “사유지라 구체적인 해결 방법 없어”
울산시 북구의 한 아파트가 인근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의 출입을 막으면서 아파트 주민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국적으로 외부인의 아파트 출입을 막는 유사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나친 이기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A 아파트 주민에 따르면 얼마 전 B아파트 쪽 진입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공문이 아파트 승강기 안에 붙었다. A, B 아파트는 입주 전부터 수 년여 간 이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아울러 얼마 전 울산지역 인터넷 카페에 ‘00동 모 아파트 각성하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각 아파트 주민으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이 댓글로 설전을 펼치고 있다.

글을 올린 주민은 “자식 키웠던 부모와 지금도 키우고 있을 부모님들,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꼭 그렇게 해야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들은 “B아파트 정문을 막으면서 아이들이 지름길을 이용하려 담을 넘어 다녀 미끄러져 넘어지는 일도 있다”, “지난 14일부터 우리 아이는 친한 친구와 만나서 등교를 하지 못하고 아파트를 빙 둘러 다니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도 아니고”라는 댓글을 달았다.

A 아파트 아이들이 B 아파트 내 야외승강기를 타고 등하교를 한다는 것이 정문 출입을 막은 이유다.

이 때문에 현재 B 아파트 경비원은 외부에서 들어온 아이들에게 다른 길로 다닐 것을 권유하고 이 길을 가로질러 다녔던 아이들은 정문이 막히면서 지름길을 두고 아파트를 빙 둘러 학교에 가야 한다.

A아파트 소장은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공문은 B 아파트 경비원이 안으로 들어오는 아이들 막고 있어 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와 학원 등으로 데려다주라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A아파트는 야외승강기의 전기요금, 수선유지비를 이유로 우리 아파트 아이들의 출입을 막고 있는 상황으로 우리 아파트가 비용을 대 쪽문 설치를 건의했다. B아파트 입대위에서 오는 22일 회의를 하겠다고 전달받았다”며 “쪽문을 설치하는 것도 B 아파트 입주민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하는 문제 등이 남아 있어 공론화하기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B아파트 소장은 “외부 공동주택 단지 아이들이 야외승강기를 타고 등하교를 하는데 이 인원 수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또 하굣길에 분식집에서 음식을 사 먹고 우리 아파트에 버려 주민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민원이 있었다”며 “A아파트가 쪽문을 설치하는 방안을 건의했는데 우리 입주자 대표위가 안건을 상정해 다음 주께 회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A 아파트 주민들이 이 문제로 북구청에 민원을 넣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해결해 줄 수 없다’는 대답이었다.

관련해 북구 관계자는 “사유지기 때문에 권고 등으로 갈등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남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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