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꽃, 유럽 편 (7)- 죽어도 좋을 스위스
-여행의 꽃, 유럽 편 (7)- 죽어도 좋을 스위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5.1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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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는 대부분이 알프스의 높은 산으로 이루어지고 시계와 초콜릿 등이 유명한 건 다 아는 사실이다. 산꼭대기는 하얀 눈으로 덮여있고 아래 들판에는 야생화가 피어있고 소들이 풀을 뜯으며 놀고 있다. 눈이 녹아 계곡을 따라 강으로 흐르고 있는 아름다운 경치를 맘껏 볼 수 있다. 절로 안구 정화가 된다. 차 안에서는 누군가가 요들송을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천국으로 들어서는 느낌이다.

만년설이 녹아서 된 호수를 낀 아기자기한 중세풍 건축물의 소도시가 바로 루체른이다. 우리가 동경하는 알프스 마을이다. 다양한 종류의 유람선으로 약 40분~1시간 정도 호수를 둘러볼 수 있다. 루체른은 ‘빛의 호수’라는 뜻의 가장 아름다운 호수이다. 시린 호수에 하얀 백조는 어찌 그리 많은지. 호숫가의 작은 성당에는 빌헬름 텔이 어린 아들의 머리에 사과를 올려놓고 화살을 쏘아 떨어뜨린 곳이 표시되어 있다.

아주 멋진 루체른 중앙역에서 다리를 건너 왼편에 위치한 카펠교의 뒤쪽 거리를 구시가지라고 한다. 루체른 호수의 북쪽으로 카펠교 왼쪽에 자리 잡은 곳은 바닥에 아기자기하게 깔린 돌을 보고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구분할 수 있다. 남쪽 구시가 호숫가로는 16세기에 번성했던 예술기법으로 채색된 벽화들이 좁은 골목과 화려한 광장을 장식하고 있다. 우아하게 장식된 쇼윈도, 시청사가의 코른마르크트, 아름다운 프레스코화로 꾸며진 피스테른 길드홀 등 볼거리도 다양한 거리다.

카펠교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루체른의 랜드마크이다. 이 다리가 위대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목조라는 점에 있다. 뼈대가 목조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700년이라는 세월을 그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아직도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붕의 들보에 스위스 역사상 중요한 사건이나 루체른 수호성인의 생애를 표현한 112매의 천장화가 또 하나의 박물관 역할도 한다. 다리 중간쯤에는 단단한 석조 건물로 방어탑이 있으며 옛날 외부의 침략이 있을 때는 시민에게 종을 울려 알리는 종각과 감옥 등으로 활용되었다.

중앙역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에 있는 ‘빈사의 사자상’은 유명 조각가 토르발트젠의 작품으로 사암 절벽을 파내 조각했다. 1792년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던 당시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를 지키다가 전사한 786명의 스위스 전사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의 사자는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스위스 전사들을 상징하고 있다. 이 사자상에는 그때 전사한 스위스 병사들의 이름이 한 명도 빠짐없이 전부 새겨져 있다.

마크 트웨인은 ‘지구에서 가장 슬픈 조각상’이라고 했다. 아주 작아 눈여겨보지 않으면 스쳐 지나갈 뻔하다. 맨눈으로 고통이 잘 안 보이지만 확대하면 사자의 조각품은 괴로운 표정으로 누워 있어 애처로운 모습이다. 사자 곁에는 죽어가면서 지킨 프랑스 왕조의 상징인 백합꽃이 새겨진 방패가 있다. 명성보다 그 규모나 크기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리기산은 해발 고도가 1천797m로 알프스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그 어떠한 스위스 전망대에도 뒤처지지 않아 ‘산들의 여왕’으로 불리기도 한다. 루체른호와 추크호에 둘러싸여 있으며, 여름에 하이킹 등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빈다. 일정 동선과 현지 상황에 따라 열차 또는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등정한다. 숙소에 들어설 때 눈 속에 가로등만 보이고 깜깜한 밤에 하늘을 보니 밝은 보름달 옆에 어렴풋이 설산 꼭대기가 보여 참 멋졌다.

융프라우는 ‘젊은 여인’이라는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산세를 하고 있다. 정상에서는 밖으로 직접 나가 눈을 즐길 수도 있는데 스키나 눈썰매, 개썰매 등을 타는 시설도 마련되어 있어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다. 다만 고도가 높고 바람 부는 일이 많으므로 조심할 필요는 있다. 융프라우로 가는 산악열차는 인터라켄 동역에서 출발한다. 정상에 도착하면 여름에도 만년설을 볼 수 있다. 물론 날씨가 좋아야 가능하지만 파란 하늘에 하얀 눈이 절경이다.

BBC가 선정한 ‘죽기 전에 가봐야 할 50곳’에 유일하게 선정된 알프스 봉우리로 마터호른이 인상적이다. 가장 험준한 산이고 거대한 뿔처럼 생긴 ‘마터호른’은 미국 영화사 ‘파라마운트’의 로고로도 유명하다. 알프스 최고의 미봉 마터호른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위해 찾는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고르너그라트 전망대. 산악기차로 아름다운 절경을 바라보며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눈앞에 펼쳐진 마터호른의 장엄한 모습에 넋을 잃는다. 오후가 되어 노을과 구름의 환상적인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황금빛과 오렌지, 핑크가 섞인 하늘이 환상적이었다.

얼마 전에 스위스에서 안락사한 한국인 2명이 공식 확인되었다고 하는 뉴스가 있었다. 물론 말기암 환자도 있었다. 현재 스위스에서는 조력자살을 외국인에게도 허용하고 있다. 기다리는 한국인도 백여 명이 된다고 한다. 존엄사에 대한 여러 가지 논란이 있다. 치매나 불치병으로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지 않고 마지막을 아름다운 스위스에서 스스로 마감하고 싶은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



김윤경 여행 큐레이터·울산누리 블로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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