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문화도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음식문화도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5.1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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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피렌체는 르네상스가 싹을 틔운 도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등의 천재적인 예술가들이 바로 이 도시에서 탄생했다. 그들이 인류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지역에서 300년 가까이 부를 축적한 거상 메디치 가문의 적극적인 후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메디치 가문은 그들의 부를 헛되이 낭비하지 않고 문화와 예술의 발전에 헌신적으로 투자했다.

인류는 신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휴머니즘을 주제로 한 문화와 예술을 꽃피워 왔다. 한 도시를 기반으로 부흥했던 한 가문이 부의 축적에만 몰두하지 않고 인류의 가장 큰 가치 중 하나인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 투자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의 산업수도 울산을 근거지로 삼는 기업들이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정통 산업도시에서 문화산업도시로 전환하려는 이 시점에 울산 기업들의 헌신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울산의 산업환경은 이제 변혁기에 놓여 있다. 중후장대형 3차 산업혁명 시대는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모든 선진국형 산업도시의 전철을 울산도 밟아가고 있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 준비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 성패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므로 울산이 간직하고 있는 자연자원과 인문자원을 충분히 개발·활용하는 문화관광산업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울산시가 제대로 된 미술관을 건립하고 태화강을 국가정원으로 지정받고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을 적극 홍보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음식문화다. 최근의 여행 트렌드는 먹을거리를 찾아 떠나는 ‘미식여행’이 대세다. 볼거리와 쇼핑, 즐길거리와 먹을거리의 개발은 관광도시로 성장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울산은 예로부터 해산물과 농산물이 풍부해 음식문화도 다른 도시에 비해 비교적 풍성하다. 그러나 아직 상징적으로 내놓을만한 음식과 그것을 국제적 기호에 맞추려는 노력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고래고기는 포경산업에 대한 국제적 인식 때문에 국제화하기에는 부담스럽다. 언양 불고기와 봉계 숯불고기는 홍보가 부족한 탓에 대표음식이라고 내놓기도 좀 그렇다. 싱싱한 횟감은 한국인의 기호에는 맞을지 몰라도 세계적으로 활어회를 즐기는 민족은 그리 많지 않다. 그 때문에 서둘러야 하는 것이 대표음식의 홍보와 국제적 입맛에 맞춘 음식의 개발이다.

피렌체의 여행 프로그램 가운데 ‘미식투어’를 빠뜨릴 수 없다. 피렌체 재래시장(중앙시장)의 곱창버거와 수육버거부터 최고급 티본스테이크까지 서민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나 귀족과 거상들이 즐기던 음식을 체험시켜주는 미식투어는 피렌체 관광의 중요한 콘텐츠다. 피렌체라는 도시의 전통음식을 국제적 입맛에 맞춰 선보이는 이 신박한 아이디어는 피렌체 관광에 새로운 재미를 더해준다.

울산 음식은 영남지방에서 가장 풍부한 축에 속한다. 조금만 더 고민한다면 울산을 찾는 여행자들의 입맛을 즐겁게 해줄 수 있다. 전국 아니 전세계의 여행자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보편적 입맛의 음식을 개발한다면 울산이 표방하는 ‘문화관광도시’로 나아가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음식도 산업이다. 이 분야를 본격적으로 연구·개발한다면 제대로 된 수익산업으로 발전시킬수 있다.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식당업을 가장 쉽게 선택하는 이유도 수요자가 다른 산업보다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 문을 연 식당 10곳 가운데 9곳이 문을 닫는 이유는 그 중요한 산업을 별 고민 없이 시작하기 때문이다. 여행자들이 울산 음식을 즐기기 위해 찾아오게 하려면 울산의 기업들이 함께 도와줄 필요가 있다. 자연경관과 산업관광자원, 인문적 가치가 풍부한 울산에 맛난 음식문화가 더해진다면 명품 문화관광도시로 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초금향 ‘떡 만드는앙드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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