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과 개인주의
보이스피싱과 개인주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5.1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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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개인적인 성향이 너무 강한 나머지 “나만 잘되면 된다”거나 “주변을 의식하면서 살 필요가 어디 있나”는 식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솔직히 머릿 속으로는 사회적 변화이자 트렌드인 만큼 내가 이해를 하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떨 때는 “정말 너무 개인적으로 사는구나” 하는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다.

그래서 필자는 오늘 이 지면을 통해 개인주의가 무엇인지, 또 개인주의로 인해 어떠한 피해가 주위 사람들에게 생길 수 있는지, 연관 지어 생각해보기로 했다.

우선 개인주의에 대해서 알아보자. 개인주의란 ‘국가나 사회보다 개인이 우선한다는 사상’으로 정의할 수 있다. 풀이해 보면, ‘개인이 사회보다 우선하여 실재한다’거나 ‘가치나 권리의 면에서 개인을 우선시해야 된다’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더불어 개인주의란 ‘전체주의 사상에 반대되는 가치관’으로 ‘집단의 이익을 위해 개인이 희생되는 것에 반발하는 가치관’ 또는 ‘국가나 정부가 개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는 자유주의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그 다음으로 개인주의의 문제점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한 번 알아보기로 하자. 앞서 설명한 것처럼, 개인주의의 정의가 국가나 사회보다 개인을 우선시해야 하고, 다수를 위해 개인의 권리와 자유가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점에서 볼 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개인주의 사상이 중요시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 때문에 생기는 문제를 외면해서도 안 될 것이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혼동한 나머지 개인의 권리를 위한 사상이 자기만의 이익을 중심에 두고 다른 사람이나 사회의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자기중심주의’로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사실은 경계해야 할 점이다.

최근 각 경찰서에서는 거의 매일 출근과 동시에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의 방문을 받는 일이 일과처럼 되어 가고 있다. 왜 필자가 개인주의, 이기주의를 말하다가 뜬금없이 ‘보이스피싱’ 얘기를 하는지 의문이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유심히 관찰해 본 결과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에게는 분명히 공통된 점이 있고, 필자는 바로 이 점을 시민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대부분은 남편이나 아내 또는 직장동료 등이 모르게 대출을 받으려 하거나, 검찰·경찰을 사칭하는 전화를 받고도 그 사실을 전혀 주변 사람에게도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 또한 전화기로 들려오는 범죄자의 목소리만 듣고 돈을 은행에서 인출한 다음 송금을 하거나 대출을 받겠다며 범죄자에게 돈을 먼저 송금하는, 어찌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로 피해를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 정도 설명을 하면 왜 필자가 개인주의, 이기주의를 장황하게 논하다가 갑자기 보이스피싱, 대출사기 쪽으로 이야기를 옮기게 되었는지, 조금은 느낌이 올 것으로 생각된다.



김현석 울산중부경찰서 지능팀장·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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