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노동자 가족 57.7% 정부불신, 30.7% 사고경험
하청노동자 가족 57.7% 정부불신, 30.7% 사고경험
  • 정재환
  • 승인 2019.05.0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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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훈 의원 주최 ‘조선 하청노동자 가족 실태조사 발표회’
동구지역 334명 심층면접… 가족 확대조사는 사상 처음
75% 가구소득 300만원↓ 둘중 한명 “삶의 질 회의적”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4명 중 3명은 월 소득이 300만원 미만으로 조사됐다.

또 하청노동자 가구 평균 부채가 4천832만원에 달하는 등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종훈(민중당·울산 동구·사진) 국회의원은 9일 울산 동구퇴직자지원센터 강당에서 주최한 ‘하청노동자 가족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에서 정책연구소 ‘이음’이 지난 2월부터 한달여간 동구지역 하청노동자 가족 3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면접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하청노동자를 직접 조사한 경우는 있었지만 가족들을 대상으로 확대한 실태조사는 사실상 처음이다.

조사결과에서 하청노동자 가족 경제상황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가구 부채는 ‘4~7천만원’ 구간이 27.3%로 가장 많았고, ‘1억원 이상’도 14.6%에 달했다. 대부분 부동산 및 전월세 거래(36.8%)와 생활비 부족(29.4%)이 주요 원인이었고, ‘실직에 따른 급여 중단’도 12.4%를 차지했다.

가구 가처분 소득은 ‘200~300만원’이 42.5%, ‘100~200만원’이 33.3%로 75.8%가 300만원 미만을 받는 것으로 조사돼 기성금 삭감 등으로 인한 저임금 현상이 두드러졌다.

하청노동자 10명 중 3명(30.7%)은 사고경험이 있었고, 작업환경 안전성 주관평가에서도 60%가 부정적으로 봤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들은 불과 7.6%에 그쳤다.

실태조사에서는 기존연구에선 다루지 않던 ‘자기자존감’도 측정했다.

정신적 건강 정도를 나타내는 자기자존감에서 59.7%는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답했고, ‘나는 긍정적’이라는 답변도 61.5%로 높았다. 5점 척도를 기준으로 긍정적 자존감은 3.5~4.1로 높게 나타났으며 부정적 자존감은 2.9~1.9로 낮게 조사됐다.

일-가정 양립 정도에서 ‘1주일간 함께 식사한 횟수’는 평균 2.8회로 ‘한 달 동안 함께 보낸 여가활동 횟수’는 평균 1회에 그쳐 가족 간 교류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정 내 근심과 갈등 원인으로는 30.6%가 ‘경제적 어려움’을 꼽았고, ‘자녀교육 및 행동’이 15.6%, ‘가구원의 취업 및 실업’이 10.7%로 나타나는 등 경제사정 악화가 주요 이유로 제시됐다.

1년 후 삶의 질이 개선될 것으로 보는데 회의적인 가구는 46%로, 낙관적인 가구(18.2%)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불안 요소로는 가까운 미래에는 ‘소득불안’이 먼 미래에는 ‘노후 경제적 안정’으로 나타나 현 조선 경기 악화를 그대로 반영했다.

한편 이날 발표회는 김종훈 의원 사회로 정책연구소 ‘이음’ 김종권 선임연구원의 결과발표에 이어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김정아 정책국장,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김형균 정책실장,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이영진 사무장과 하청가족 등의 토론회 등으로 진행됐다.

정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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