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업체, 주급에 앱 수수료까지 요구”
“대리운전업체, 주급에 앱 수수료까지 요구”
  • 성봉석
  • 승인 2019.05.0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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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대리운전 노조 150여명 규탄 결의대회… 정부에 대책 호소
울산지역 대리운전 노동조합 150여명이 9일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지역의 한 대리운전 업체와 이 업체가 개발한 앱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윤일지 기자
울산지역 대리운전 노동조합 150여명이 9일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지역의 한 대리운전 업체와 이 업체가 개발한 앱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윤일지 기자

 

울산대리운전노조가 생존권을 내세우며 지역의 한 대리운전 업체를 규탄하고 나섰다. 아울러 대리운전자 등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울산지역 대리운전 노동조합 150여명은 9일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이 업체와 함께 업체가 개발한 앱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대리운전 노조는 “최근 경기침체와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 자동차 산업의 부진으로 대리노동자들은 급격히 늘어 지난 3개월간 500여명이 증가, 현재 총 3천여명의 대리노동자들이 밤의 거리로 내몰려 있다”며 “대리노동자들은 지난 10년간 기본요금 1만원에 묶여 왔으며, 최근 경기악화 상황으로 인해 콜수는 줄어들고 기사는 넘쳐나 생계를 꾸려 나가기 힘들어 일수를 쓰는 등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러나 해당 업체는 경쟁이란 논리로 똑같은 회사에서 앱만 하나 더 만들어 고객과 기사를 우롱했다”며 “그들이 내세운 업체 간의 경쟁이란 자사에 속해있던 업체들로 본인들의 경영미숙으로 벌어진 자신들의 싸움에 대리노동자들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들은 자신들의 운영미숙과 경영실패를 분석하고 결자해지해야 함에도 오히려 대리노동자에게 카드수수료와 서버관리비, 이중수수료 부과 등 수탈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그것도 모자라 대학생을 시급 아르바이트 기사로 모집해 생업으로 하고 있는 기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리운전 노조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대리운전기사들로부터 주급을 받은 뒤 콜을 배차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업체가 만든 앱을 도입해 기본 대리요금을 인하하고 추가요금 발생분에 대해 대리기사에게 추가수수료를 요구하면서 문제가 불거지는 셈이다.

아울러 노조는 해당 업체가 대학생 등 시급 아르바이트 기사를 모집하면서 기존 대리운전기사들의 배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노조는 “이처럼 대리운전 업체가 노동자의 생존권을 말살하고 수탈을 자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특수고용노동자’란 틀에 가둬 놓은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보장’을 위해 법을 개정하겠다고 공약으로 내놨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오히려 최근에는 반 노동자 정책을 일삼고 있다”며 정부의 관련 법 개정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특수고용노동자는 계약된 사업주에게 종속돼 있지만 스스로 고객을 찾거나 맞이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일한 만큼 실적에 따라 소득을 얻는다. 사무실이나 점포 작업장이 없고 근로제공 방법과 근로시간 등을 스스로 결정한다.

성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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