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의 품격과 갑질
지방의원의 품격과 갑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5.0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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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지방의회가 탄생된 지 30년이 가까워 온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대명사로 불리는 지방의회는 그동안 지방자치제가 연착륙하면서 지역발전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반면, 지역 토호세력으로 전락해 각종 갑질과 부정부로 주민들의 불신을 자초한 것도 사실이다.

갑질과 부정부패 행위는 매스컴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최근 예천군의원들의 해외연수 폭력사태가 대표적인 갑질 사례다. 또 지방의원의 84%가 ‘겸직 금지’ 규정을 잘 안 지킨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는 이권개입의 지름길이나 다름없다.

민주주의 발전과 지역주민의 신뢰를 위해서는 직무수행 태도가 청렴하고 공정해야 한다. 하지만 매사를 청렴하고 공정하게 처리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법)’ 제8조에 따라 모든 공무원은 물론 지방의원도 ‘공무원 행동강령’을 준수해야 한다. 부패예방기구인 국민권익위원회가 다양한 논의를 거쳐 지방의원의 직무상·신분상 특수성을 반영한 ‘지방의원 행동강령’을 운영한 지 10여년이 흘렀다.

‘지방의원 행동강령’은 지방의원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 부정부패 예방과 청렴한 직무수행을 돕자는 취지에서다. 지방의회마다 자체적인 윤리규정이 있어 ‘이중규제’라는 논란은 있으나 윤리규정은 말 그대로 ‘선언적 의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 추상적인 윤리강령의 상호보완적 행위기준을 제시한 것이 바로 ‘지방의원 행동강령’으로 지방자치법상 ‘청렴의무’를 구체화한 것이어서 지방자치법과도 조화를 이룬다. 지방의원이 행동강령을 위반하면 지방자치법에 따라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최근 우월적 지위에 있는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갑질이 논란이 되면서 지방의원 행동강령의 내용도 대폭 강화되었다. 지난해 말 개정·보완되어 지난 3월말부터 시행에 들어간 지방의원 행동강령은 알선 및 청탁금지 규정을 좀 더 명확히 하고 있다. 지방의원이 출연·협찬하거나 업무상 비밀누설을 요구하거나, 계약선정·수상포상·감사·조사에 개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지방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해 공직자나 직무관련 업체에 부당하게 지시하거나 개인적 업무를 시키는 ‘갑질’도 금지하고 있다.

지방의원 행동강령 중 ‘사적 이해관계’의 범위는 의원 자신과 배우자, 4촌 이내 친족, 자신 또는 가족이 임직원·사외이사로 재직하는 법인·단체 등이 직무관련자인 경우로 정해 놓았다.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미리 의장에게 신고하고, 그 직무에서 손을 떼야 한다. 특히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특위 위원장은 임기 개시 전 3년간 재직했던 법인과 단체, 업무내용이 포함된 민간분야 활동내역을 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의장은 윤리특위 위원장에게 제출하면 된다.

지방의원이 자신이 소속된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의 가족을 채용하는 행위는 금지 대상이다. 지방의원 본인이나 가족이 해당 지자체의 산하기관과 물품·용역·공사 등의 수의계약도 해선 안 된다.

지방의원이 행동강령을 위반한 사실을 알았다면 누구든 지방의회 의장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다. 의장은 신고내용이 사실로 밝혀지면 해당 의원의 소명자료를 받아 윤리위 징계 요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아무쪼록 겸직 금지와 갑질 예방이 강화된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이 공정하고 투명한 공직풍토 확립에 기여하길 기대한다.

김덕만 정치학박사·전 국민권익위 대변인 청렴교육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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