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중소상인협회 창립을 바라보는 시선
울산중소상인협회 창립을 바라보는 시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5.0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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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울산중소상인협회(이하 협회)가 9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창립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회견문을 미리 입수하진 못했지만, 협회가 내세우는 창립 취지는 명칭에서도 짐작이 가듯 ‘골목상권 보호’가 아닐까 한다. 대기업의 유통업 진출과 대형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잠식으로 가뜩이나 설자리가 좁아진 중소상인들로서는 쌍수로 환영할만한 경사일 개연성이 높다.

그러나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 같다. ‘우려’의 이면에는 협회가 강성 투쟁 일변도로 밀어붙이려는 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바탕에 깔려 있다. 협회가 사전에 공개한 창립 기자회견 후의 일정만 보아도 그런 물음표를 던지게 만든다. 협회 지도부가 이른바 ‘맘상모’(=‘맘 편히 장사하고픈 사람 모임’) 회원들과 함께 ‘건물주의 갑질에 대응하기 위한 행진과 집회’에 나서기로 한 것이 단적인 예다.

그렇다고 우려의 시선, 부정적 시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약자’에 속하는 중소상인들이 자생력을 길러 스스로를 보호하겠다는 명분을 눌러 덮을만한 명분은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협회가 미리 밝힌 발족(창립) 취지와 주요 사업내용에는 △대·중소유통기업 경쟁 과열 및 중소상인 폐업 예방을 위한 ‘레드 존’ 설정 △우월적 지위 남용을 통한 ‘불공정거래 및 권익침해 행위’ 공동대응 조항이 들어가 있다. 또한 △가격경쟁력 강화 및 지역농수산품 공급망 확충을 위한 ‘유통물류센터’ 건립 △자생력 강화를 위한 울산 자영업자 새 출발 프로젝트 ‘도약과 이음’ 참여 △울산지역 ‘자영업자 네트워크’ 구축 조항도 들어가 있다.

크게 우려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권장할 대목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다만 협회의 미래기상도가 ‘밝음’일지 ‘흐림’일지는 협회 지도부가 선택할 방향성 여하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아울러 경쟁적 관계에 놓인 유통업체들과 공존·상생하려는 노력도 주요 사업내용에 포함시키게 되기를 기대한다.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젊은 소비자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전통시장 상인들과 저가할인업체가 손을 맞잡은 덕에 모처럼 매기가 되살아나고 상생의 기류가 샘솟기 시작했다는 보도도 나오는 시점이다.

협회는 울산지역 5개 구·군별 지회까지 갖추고는 있으나 아직 회원 수는 50명 남짓한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나 구성원(회원) 자격과 5개 분과의 성격에 주목하면 대단한 확장성을 발견할 수도 있다. 협회에는 △소매사업 △도매사업 △외식업사업 △프렌차이즈 △소비자 등 5개 분과가 회원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사)울산중소상인협회는 9일의 창립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지역 중소상인의 권익 향상’이라는 착한 목표를 끝까지 간직하되 만의 하나라도 순수성을 저버리는 일만은 없었으면 한다. 또한 ‘소비자의 권익’을 최우선적 가치의 자리에 올려놓기를 기대한다. 동시에 ‘울산형 공존과 상생의 본보기’가 어떤 것인지, 전국에 보란 듯이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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