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받은 그만큼 돌려드려야지요”
“혜택 받은 그만큼 돌려드려야지요”
  • 김정주
  • 승인 2019.05.07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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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제 진주교대 울산동창회 신임 회장 / 범서초등학교 교장지역교육계 높은 영향력 ‘진주교대 울산동창회’ 회장 추대동창회기금 운용 투명성 강조… 장학사업 활용되길 바라교장 부임 학교마다 호응얻으며 창의융합교육 씨앗 뿌려

1천여 동문에게 ‘사회적 책임’ 강조

‘마피아’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이 학교 동문들이 울산 초등교육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울산 초등교육의 지렛대’라는 평가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2019학년도 1학기 울산동창회 회원 수만 자그마치 1천126명을 헤아린다. ‘이 학교’란 지난 2월, 제53회 졸업

조상제 범서초등학교 교장.
조상제 범서초등학교 교장.

 

생을 배출한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지대한 영향력’은 각종 통계수치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교육계에서 ‘관리자’로 통하는 교장, 교감, 장학관, 장학사, 연구사만 해도 174명. 울산시교육청 관내 118개 초등학교와 강북·강남교육지원청의 전체 관리자(약 300명)의 절반을 거뜬히 넘어서는 수치다.

진주교대 울산동창회 2019년도 정기총회가 지난달 27일 동백초등 체육관에서 열렸다. 몇 가지 굵직한 변동사항에는 회계연도의 변경도 포함됐다. 매년 1월 1일~12월 31일로 지키고 있는 진주 본부동창회와 보조를 맞겠다는 집행부의 뜻이 받아들여진 결과다.

울산동창회의 회계연도는 지금까지 매년 5월 1일~다음해 4월 30일이었다. 신임 회장(제17대)의 임기도 한시적이나마 7개월이 늘어난 1년7개월로 정해졌다.

이날 동창회 이사회는 지난 1년간 수석부회장을 역임한 조상제 범서초등학교 교장(진주교대 제17회 졸업)을 진주교대 울산동창회를 새로 이끌어갈 회장으로 추대했다. 연단에 오른 그가 꺼낸 인사말의 화두는 ‘사회적 책임’과 ‘단결’이었다.

“年 1천만원 사회적 약자 장학사업에”

“근년에 와서 우리 동문이 울산교육을 주도하고 있는가? 우리 동문이 울산교육의 중심에 있는가? 우리 동문이 울산의 미래를 위해 울산교육을 설계하고 있는가? 가끔 의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하나는 그동안 1천100여명의 우리 동문이 받은 사회적 혜택에 비해 그늘지고 아픈 곳을 바라보는 눈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강조한 것은 ‘사회적 책임’이었다.

대가족을 거느린 진주교대 울산동창회가 울산에 뿌리를 내린 지는 어언 40년이 넘는다. 그러나 아직도 변변한 사무실은 어디에도 없다. 그런 탓에 신임 회장 인터뷰는 지난 3일 범서초등학교(울주군 범서읍 천상리) 교장실에서 이루어졌다. 자연스레 동창회 사무국 얘기도 나왔다.

“기록을 보니, 동창회 사무실을 짓자는 동문들의 여론에 따라 돈을 거두고 1억원에 땅을 사들인 때가 1999년이었습니다. 그런데 11년이 지난 2010년에는 3억6천만원에 팔아 버리고 맙니다.” 어떤 연유에서인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는 얘기다. ‘사회적 책임’에 비중을 두는 조 회장이 ‘기금 운용의 투명성’에 시선을 고정시킨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화제는 ‘동창회기금의 사회적 기여’ 쪽으로 옮겨 갔다. 해마다 퇴임하는 선배동문들에게 관례적으로 지급되던 1천만원을 좀 더 가치 있는 용도로 활용해보자는 것이 그의 의중인 것 같았다. “정산서도 못 받는 기금 운용은 명분이 약하다고 봅니다. 절차를 거쳐야겠지만, 차라리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장학사업 쪽으로 활용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큰돈을 작게 쓰기보다 작은 돈을 크게 쓰자’는 것이 평소 그의 지론이기도 하다.

지난 3일 오전 교내 화단을 가꾸다 말고 즉석 기념촬영에 나선 ‘아름다운 학교 가꾸기 봉사단’ 학부모들과 조상제 교장.
지난 3일 오전 교내 화단을 가꾸다 말고 즉석 기념촬영에 나선 ‘아름다운 학교 가꾸기 봉사단’ 학부모들과 조상제 교장.

 


‘울산새댁이’ 카페지기는 범서초 학부모

조상제 회장의 더 널리 알려진 공식 직함은 ‘범서초등학교 교장’이다. 특수 2학급, 유치부 3학급을 합쳐 총 49학급에다 학생 수가 진주교대 울산동문회 회원 수를 능가하는 1천200여명, 교감도 2명이나 배치되는 대단위 학교다. 1927년에 개교했고, 지난 2월 90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조 교장이 지난 3월 1일 이 학교에 부임한 이후 2개월 사이 달라진 것이 제법 많다. 볼품없었던 화분에 형형색색의 꽃들이 채워지고, 인사말이 “안녕하세요!”에서 “사랑합니다!”로 바뀐 것이 대표적이다. 이 모두 ‘의욕 넘치는 교장선생님’이 퍼뜨린 정서적 씨앗 덕분이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긍정 마인드를 실어주고 싶은 생각에서였지요. 이 학교로 오기 전 2년 반 몸담았던 태화초등학교에서도 그렇게 가르쳤고요.”

사실 조상제 교장은 부임하는 학교마다 자신의 교육철학에 뿌리를 둔 ‘창의융합교육’의 씨앗을 전파하기에 여념이 없다. ‘아름다운 학교 가꾸기’ 사업도 그 중의 하나. 이를 위해 그는 학부모 25명이 참여하는 ‘아름다운 학교 가꾸기 봉사단’을 별도로 꾸리고 있다. 인터뷰 도중 가보자는 곳이 있었다. 봉사단 학부모 9명의 제초작업이 한창이던 교내 화단이 그곳. 유명카페 ‘울산새댁이’의 카페지기 김나영 대표(직전 범서초등 학부모회장)도 손에 호미를 들고 있었다.

조 교장이 김 대표의 ‘울산새댁이’에 대한 귀띔을 잠시 했다. “회원 수 5만5천에 하루 20만 명이 카페를 드나든다니 교직원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겠지요. 저도 어떤 평가를 받나 싶어 몹시 궁금했는데, 무사통과인 것 같아 다행입니다. 학부모들의 기대도 덩달아 커진 것 같은데, 앞으로 제가 더 열심히 해야겠지요.”



이해찬 부인 김정옥 여사도 ‘범서초 동문’

다시 돌아온 교장실. 일반 초등학교 교장실에서는 보기 드문 액자가 시야에 잡힌다. ‘꿈과 끼를 키우는 BEST 행복 범서교육’이란 수식어가 붙은 ‘학교장 경영관’이다. 말미에는 ‘학생, 교사, 학부모가 함께하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학교경영’이란 글귀도 눈에 띈다.

이 같은 표현들이 단순한 장식음인지 아닌지는 ‘학생, 교사, 학부모’가 판단할 몫이다. 그러나 수상의 흔적들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위력을 지닐 때도 있다. 전임 학교에서 ‘전국 아름다운 교육상 최우수상’(2018)과 ’대한민국을 이끄는 혁신리더 초등학교 부문 대상‘(2017)을 받은 사실은 무얼 말하는 것일까?

대화도중 통화가 이루어졌다. 서준철 범서초등 총동창회장의 전화였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36대, 2004~) 사모님이 우리 학교 출신이지요. 학교를 이전·신축할 때 당시 동창회장이 전화로 협조를 부탁한 적도 있었지요.” 그래서인지 이 학교에는 전국 3위 규모의 실내수영장과 옥상정원, 태양광시설이 고루 갖춰져 있다.

서 회장은 이 전 총리의 부인 김정옥 여사의 고향이 사연댐에서 가까운 범서읍 입암리 진목마을이라 했다. 기록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화여대 사회학과 재학 중 서울대 사회학과 학생이던 이 전 총리를 1974년 처음 만났고, 옥바라지를 하다 연인관계로 발전하면서 1978년, 결혼하기에 이른다.



‘녹색지기단’에 자부심, 취미는 한글서예

조상제 교장은 글쓰기를 즐긴다. 본인은 스스로 낮추지만, 즐기는 정도를 넘어 글재주가 대단하다. 진주교대 학보사 기자를 지낸 경험이 그를 문장가로 만든 것일까? 지난 4월 23일에는 그동안 신문에 실린 칼럼 등 29편을 모아서 펴낸 <태화강 이야기>의 출판기념회를 갖기도 했다.

‘녹색포럼 녹색지기단’ 단장이기도 한 그의 글 속에는 실제로 자연과 태화강이 자주 얼굴을 내민다. 책을 내면서 그는 이렇게 회상한다. “…그동안 태화강, 회야강, 외황강, 동천을/ 족대와 투망을 들고 헤맨 세월의 흔적을/ 그냥 버리기엔 아쉬움이 있어 그 흔적들도 담아보려 했습니다.…앞으로도 쭉 울산이 풍요로운 생태도시가 되는 데/ 녹색지기단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진주교대 17회 졸업생인 그가 1981년 3월 첫발을 내디딘 곳은 경남 함양군 등구초등학교. 그러다 1년 후인 1982년 3월, 스스로 전출을 원해 방어진초등학교에서 울산 생활을 시작한다. 올해로 교단일기를 쓴 지 만 38년. 강산이 네 번이나 변했음직한 기간이지만 그는 아직도 꿈을 버리지 않는다. ‘녹색의 꿈’이 바로 그것.

한국교원대학원 교육심리학과를 졸업했고, 교육부 초등교육발전위원과 교육부 사이버정책자문위원을 역임했다. 취미는 한글서예. 그 흔적은 그의 경력 ‘울산 미술대전 초대작가’에서도 찾을 수 있다.

글=김정주 논설실장·사진=장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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