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포항 등 아파트 돌며 1억 상당 금품 훔친 50대 전문털이범 검거
울산·포항 등 아파트 돌며 1억 상당 금품 훔친 50대 전문털이범 검거
  • 성봉석
  • 승인 2019.05.02 22: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관문 우유 투입구 통해 도어락 열거나 베란다 창문으로 침입출소 2년만에 또… 구형아파트 빈집 골라 치밀하게 범행‘우유 투입구’ 애물단지로 전락, 범죄 우려 막아버리기도
울산남부경찰서는 울산·포항·양산 등지에서 빈 아파트에 침입해 금품을 훔친 전문털이범을 검거했다. 2일 경찰 관계자가 절도에 사용된 압수한 물품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울산남부경찰서는 울산·포항·양산 등지에서 빈 아파트에 침입해 금품을 훔친 전문털이범을 검거했다. 2일 경찰 관계자가 절도에 사용된 압수한 물품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울산과 포항, 양산 일대에서 빈 아파트를 대상으로 금품을 훔친 50대 전문털이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남부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대한 법률위반 혐의로 A(55)씨를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울산과 포항, 양산 일대에서 사람이 없는 빈 아파트에 침입하는 수법으로 16회에 걸쳐 귀금속, 현금 등 1억2천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지난달 2일 남구 삼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절도사건과 관련, 현장 정밀감식과 아파트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실시해 A씨를 피의자로 특정했다. 이후 A씨의 행적을 추적해 지난달 23일 경주에서 검거했다.

A씨의 은신처에서는 범행 도구와 현금 1천700만원 등을 발견해 압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초저녁 시간대 불이 꺼져 있거나 벨을 눌러 사람이 없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범행했다. 특히 주로 우유투입구가 설치되거나 복도형인 구형아파트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관문에 설치된 우유 투입구를 통해 직접 만든 도구로 잠금장치를 열거나, 아파트 복도를 통해 잠겨있지 않은 베란다 창문으로 침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문이나 족적, 머리카락 등을 범행 현장에 남기지 않기 위해 신발에 비닐을 씌우고 모자와 장갑 등을 착용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A씨는 7~8회의 동종 전과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출소한지 2년여만에 생활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또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의 여죄를 확인하는 한편, A씨가 전문 장물업자를 통해 귀금속을 처분했을 것으로 보고 계속해서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전 범죄 예방을 위해 외출 시에는 거실과 방에 전등과 TV를 켜놓고, 우유투입구와 베란다 문도 잠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대전에서도 추석 기간 명품 가방과 시계 등 1천8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비슷한 수법으로 도난당하는 등 이 같은 범죄는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과거와 달리 최근 우유 배달은 별도의 주머니를 통해 이뤄지기에 우유투입구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따른다.

한 배달 우유업체는 “예전과 달리 우유 배달을 하는 경우 신선도 유지를 위해 별도의 주머니를 이용한다”며 “최근에는 대부분 우유투입구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실에 방범마개 등을 이용해 아예 우유투입구를 막는 가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수암동에 거주하는 정모(27·여)씨는 “우유투입구를 이용하지도 않는데 혹시 범죄에 이용될까 걱정돼 처음에는 청테이프로 막았다가 아예 방범마개를 구입해 막아버렸다”고 말했다.

성봉석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