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소비자물가, 전국서 나홀로 하락세
울산지역 소비자물가, 전국서 나홀로 하락세
  • 김지은
  • 승인 2019.05.0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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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지방통계청 4월 동향 발표

주력산업 침체, 소비심리 위축

CCSI 13개월 연속 기준 밑돌아

농산물·석유류 내림세 지속

서비스물가 상승세 둔화 영향

울산지역 소비자물가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산업의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지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버리면서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2일 발표한 ‘울산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3.74(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하락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울산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했다.

지역 소비자물가는 올해 2월(△0.4%) 통계가 작성된 1990년 이후 처음 떨어진 데 이어 3개월 연속 하락세에 머물렀다. 석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울산 뿐이다.

소비자물가가 이처럼 하락한 데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된데다 서비스물가 상승세가 둔화된 영향이 크다.

지난달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4월보다 0.9%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07%p 낮췄다. 이 기간 전국 농·축·수산물이 0.7%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인근 지역인 부산(0.7%↑)과 경남(2.5%↑)의 물가와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이는 기상여건 호조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지역경기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면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울산에서는 자영업자를 비롯한 음식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폐업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역 자영업자는 최근 5년(2013~2018년)간 9만명에서 8만1천명으로 줄어들며 10.0%의 감소율을 보였다.

지역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위축 등의 영향으로 감소폭이 전국(△1.1%)보다 눈에 띄게 큰 것인데, 지역 자영업은 영세화, 고령화와 함께 전통서비스업(음식숙박업, 도소매업)에 편중되는 현상으로 전국에 비해 구조적으로 취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자영업자을 중심으로 지역 산업 전반이 불황에 허덕이면서 지역 소비자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농·축·수산물 주요 등락품목을 보면, 국산쇠고기(4.3%), 수입쇠고기(9.0%), 조개(17.5%), 게(25.9%)의 물가가 오른 반면, 배추(△43.8%), 무(△50.6%), 감자(△33.6%), 고등어(△8.7%), 바나나(△14.5%) 등은 내렸다.

공업제품은 1년 전과 비교해 석유류 가격 하락에 따라 0.8% 떨어졌다.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로 1~4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2016년 1∼8월 연속 하락 이후 가장 긴 기록이다.

휘발유(△8.9%)와 경유(△3.2%) 등 석유류는 6.4% 내리면서 전체 물가를 0.28%p 끌어내렸다.

전기·수도·가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 올라 전체 물가를 0.02%p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비스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공공서비스는 버스·택시요금이 인상됐지만, 통신비 감면과 건강보험 적용확대 등으로 0.4% 하락해 전체 물가를 0.05%p 낮췄다. 개인서비스는 1년 전보다 0.5% 올라 전체 물가를 0.18%p 올렸다. 집세는 최근 부동산 침체를 반영하듯 2.1% 하락해 물가를 0.13%p 끌어내렸다. 월세와 전세 모두 1년 전보다 각각 2.1% 내렸다.

지출 목적별로는 음식·숙박이 0.2%, 식료품·비주류음료가 0.2% 상승했다. 음식·숙박 상승률은 지난해 12월부터 0%대에 머물렀다.

오락·문화는 지난해보다 0.7% 하락했고 교통도 1.9% 떨어졌다.

이로 인해 체감물가를 보여주기 위해 자주 구입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4월보다 0.9% 하락했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한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5.3% 내렸다.

울산시민들의 소비자 심리 역시 여전히 불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이날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울산지역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종합적 인식을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달 89.9로 전월(91.3) 대비 1.4p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 기준치(100)를 13개월 연속 밑돌고 있다.

한편 울산의 지역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기 부진에다 내수까지 침체되면서 인구가 감소하는 등 도시의 활력이 크게 약화됐다. 지난달 기준 울산은 1만3천707명이 들어왔지만 1만4천893명이 빠져나가면서 1천186명(1.2%)이 순유출됐으며, 순유출 폭은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이 같은 지역 순유출은 주력산업 침체 여파로 2015년 12월(△80명)부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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