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 봄에게 묻다 / 권현숙
[디카+詩] 봄에게 묻다 / 권현숙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5.02 2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늪 가장자리 갈대 둥지 속

누군가 놓쳐버린 

꿈 한 알

다시 부화할 수 있을까

 

봄 보셨나요? 보려고 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봄, 느끼려고 하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봄이 연초록 물들이며 지나갑니다.

만물이 생동하고 태어나는 봄에 묻는 권현숙 시인의 디카시를 읽습니다. 

"늪 가장자리 갈대 둥지 속/누군가 놓쳐버린/꿈 한 알/다시 부화할 수 있을까" 

차면서 놀던 공이 어떻게 저곳까지 흘러왔는지 저 공을 꿈 한 알로 비유한 시인의 시선에서 알이 부화하면 박혁거세와 같은 걸출한 왕이 태어날 것도 같습니다.

오월 하면 입술이 동그랗게 모이는데 동그란 알에서 근로자의 꿈, 어린이의 꿈, 어버이의 꿈, 유권자의 꿈, 석가모니의 꿈, 스승의 꿈, 민주화의 꿈, 발명의 꿈, 성년의 꿈, 부부의 꿈, 방재의 꿈, 바다의 꿈 등 많은 꿈을 품은 오월이 멋지게 부화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달 산불로 황폐해진 산과 숲이 새롭게 푸른 꿈을 꾸며 부활을 꿈꾸는 오월이 되기를 바람해봅니다. 

글=이시향 시인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