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원의 세상읽기]아이돌의 워러밸(work-love balance)
[성주원의 세상읽기]아이돌의 워러밸(work-love balance)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4.2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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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일본 매체 일간스포츠는 4월 12일 전(前) ‘노기자카46(乃木坂46)’ 멤버 에토 미사(衛藤 美彩)와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즈의 겐다 소스케(源田 ?亮)의 열애 소식을 보도했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꽤 많다. 먼저 1993년생이어서 만 26세로 동갑이고, 고향도 모두 일본 큐슈(九州)의 오이타 현(大分縣) 출신이다. 실제로 이들은 동향(同鄕)이라는 것이 서로를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것도 비슷하다. 에토 미사는 노기자카46에서 데뷔한 뒤 방송에 주로 출연하는 선발 멤버에 들지 못하고 언더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팬들을 직접 만나는 악수회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 7번째 싱글에서 첫 선발에 들었고, 이후에 선발로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었다.

겐다 소스케 선수는 고교시절에 야구팀의 주전 유격수를 맡았으나 팀이 약체인 탓에 고시엔(甲子園)에는 가지 못했고, 대학시절에도 수비력은 좋아도 타격은 엉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대학교 4학년 때 주장을 맡으면서 타격감도 좋아져 대학 봄 리그 우승을 견인했다. 이후에 2016년 세이부 라이온스에 입단하고, 2017년 퍼시픽리그 신인왕을 차지하는 등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당당하게 활동하고 있다.

두 사람은 2018년 4월 에토 미사가 <프로야구 뉴스>에서 겐다 소스케를 인터뷰한 것을 계기로 만나게 되었다. 서로 동향이고, 친구의 친구가 서로 아는 사이라서 고향에서 친구들과 함께 여러 번 모임을 가졌다고 한다. 에토 미사가 아이돌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겐타 소스케는 에토 미사가 아이돌 활동을 끝내기를 기다렸고, 지난 3월 에토 미사가 노기자카46 활동을 졸업한 후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좋은 소식을 들은 팬들은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있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에토 미사의 소식에 실망하는 모양새다. 공식적으로는 양측의 연애 시작이 노기자카46 활동을 끝낸 이후라고 이야기하지만, 2018년 처음 인터뷰한 것을 계기로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되었기에 이전부터 연애를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노기자카46 활동에 있어서 공식적으로는 소속사와의 계약상 연애 금지 조항은 없다. 하지만 이전에 노기자카46을 졸업했던 후카가와 마이(深川麻衣)에 따르면, 노기자카46 멤버의 연애는 ‘계약서상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암묵적(暗默的)으로 연애 금지’라고 밝힌 바 있다.

아이돌의 연애는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아이돌의 연애는 열혈 팬의 이탈로 이어지고, 이는 곧 인기 저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본인의 성공을 위해서는 연애를 유보하거나, 대중들 시선을 피해서 몰래 만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돌의 연애 문제는 정공법(正攻法)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전에는 아이돌의 연애 관련 언급을 금기(禁忌)시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연애를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격려해주는 팬들도 늘어나고 있다. <응답하라 1988>을 계기로 연인이 된 걸스데이 혜리와 배우 류준열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만인의 연인을 표방하는 아이돌이지만, 그것이 본질적으로 가능하지 않음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한 사람이 수만 명의 애인이 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을 구분하여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성숙한 팬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한다.

최근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대세라고 하지 않는가. 아이돌 연애에 있어서도 워러밸(work-love balance)이 중요한 것 같다. 꽃다운 나이에 연애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팬들이 보기에도 예쁜 커플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팬들도 진심으로 응원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많이 사랑하고, 좋은 기운들을 팬들과 여러 사람들에게 더 많이많이 나눠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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