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검증위 “김해신공항 관문공항 못해” 결론
부울경 검증위 “김해신공항 관문공항 못해” 결론
  • 이상길
  • 승인 2019.04.24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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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일방적 발표” 계속 추진 의사 피력울산 “가덕도 이전땐 이동시간 단축돼야” 입장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 김해신공항 검증결과 최종보고회'가 24일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송철호 울산시장, 오거돈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김해신공항 문제의 조속한 국무총리실 이관과 24시간 안전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촉구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 김해신공항 검증결과 최종보고회'가 24일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송철호 울산시장, 오거돈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김해신공항 문제의 조속한 국무총리실 이관과 24시간 안전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촉구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동남권 관문공항 부·울·경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사업주체인 국토교통부는 “공동검증 없는 일방적 발표”라며 김해신공항 계속 추진의사를 피력하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부·울·경 검증위원회는 24일 부산시청에서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를 비롯해 해당 지역 국회의원과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종보고회를 열고 “김해신공항은 소음·안전·환경 훼손은 물론 확장성과 경제성이 떨어져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5개 분야 전문가와 지원 인력 등 29명으로 구성된 검증단은 6개월에 걸친 활동 결과, 김해신공항 입지선정과 정책 결정 과정에서 공정성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해신공항 계획을 수립하면서 고정장애물을 독립평가 항목에 포함하지 않고 법적 기준인 장애물 제한표면을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입지평가 주요 항목인 수용량, 소음, 사업비 환경 영향 등 조사결과가 매우 증가하거나 축소돼 평가결과의 수용성을 상실했다는 게 검증단의 주장이다.

검증단은 “김해공항 확장을 신공항으로, 거점공항을 관문공항으로 왜곡하고 군 공항임에도 군사기지법을 적용하지 않아 장애물 존치 및 비행절차를 수립하는 등 공항 기능과 관련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김해신공항 수요도 예비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때 각각 27%와 28% 축소했다고 검증단은 주장했다.

2046년 기준 사업 타당성 수요는 3천762만명이지만 예비타당성 조사 때는 2천764만명으로, 기본계획 수요는 2천701만명으로 축소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소음평가단위를 적용하면 소음피해 지역이 2만3천192가구에 달하는 데 이 단위를 적용하지 않아 기본계획에는 피해 규모를 2천732가구로 축소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김해신공항은 국토부 설계 매뉴얼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폈다.

인천공항 활주로 길이 산정 근거인 국토부 내부 기준을 적용하면 활주로 길이가 최소 3.7㎞여야 하지만 단순 참고용인 항공기 제작사 이륙거리 도표를 기준으로 3.2㎞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또 평강천 일대 대규모 매립에 따른 과다한 환경 훼손,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부적합하다는 등을 이유로 검증단은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검증단은 동남권 관문공항 문제가 지역 간 갈등, 정부 부처 간 갈등으로 전환하고 있어 총리실에서 이번 검증 결과를 근거로 항공정책을 명확하게 설정하기 위해 ‘(가칭)동남권 관문공항 정책 판정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건의했다.

하지만 검증단의 이 같은 발표내용에 대해 사업주체인 국토부는 크게 반발했다.

국토부는 “부울경 검증단이 검토의견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국민들에게 혼란을 초래한 점 등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안은 안전한 이착륙, 소음 최소화, 대형 항공기와 장거리 노선(김해~뉴욕JFK공항, 1만1천300km) 취항이 가능토록 수립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부울경 검증단에서 소음, 안전 등에 대해 우려하는 만큼 오늘 발표된 검토의견을 다시 살펴보고 합리적 의견은 수용하는 등 김해신공항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김해신공항 계속 추진 입장을 고수했다.

울산시의 경우 김해 신공항 건설 반대가 기본적인 입장이지만 가덕도 이전시에는 이동시간 단축이 전제돼야 한다는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가덕도 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울산은 거리 면에서는 더 멀어지게 돼 시민들이 이동하는데 더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송철호 울산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울산시도 기본적으로 김해신공항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신공항 입지와 관련해서는 부산과 경남 측에서 울산시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동시간만 나쁘지 않으면 가덕도도 괜찮다’는 답변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관련해 부산시와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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