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적 관심 ‘버스노동자 건강실태’에도
시민적 관심 ‘버스노동자 건강실태’에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4.24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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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고마운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우리의 바쁜 일상은 그런 분들의 고마움을 잊고 지내도록 강요당하는 경향이 있다. 고마운 사람들 중에는 ‘시민의 발’을 안전하게 굴러가도록 도와주는 버스노동자들이 있다. 하지만 일반시민들은 그들이 어떤 아픔을 참고 견디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다행히 버스노동자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려는 움직임이 있어 우리를 안도하게 한다. 24일 울산시가 북구 오토밸리복지센터에서 마련한 ‘버스노동자 건강관리 방향 토론회’도 그 중의 하나였다. ‘북구 비정규직 노동자지원센터’가 주관한 토론회에는 버스노동자와 버스회사 관계자, 구·군 보건소 근로자건강 담당자 등 40여명이 자리를 같이했고 ‘2018년 버스노동자 건강관리 실태’도 발표돼 의미를 깊게 했다.

이날 행사에서 주목받은 것은 울산지역 버스노동자들의 건강관리 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였다. ‘근골격계질환 통증’을 중심으로 한 실태조사는 울산시가 지난해 처음 선보인 ‘차고지로 찾아가는 건강관리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졌고 그 결과는 매우 유의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태조사는 지역 버스차고지 3곳에서 버스노동자 5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조사대상자의 69%가 어깨, 41.6%가 허리, 33.6%가 목의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근골격계질환에 시달리는 버스노동자가 많았던 것이다. 이런 통증이 작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어려움이 있다’는 응답이 58%, ‘증상과 작업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응답이 82.6%나 됐다. 말하자면, 버스노동자 상당수가 ‘직업병’을 달고 사는 셈이다.

장시간 앉아서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바람에 건강관리를 제때, 제대로 받지 못하는 업무적 특성이 이 같은 직업병을 가져왔다고 해서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인지 ‘건강상담과 건강관리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33.3%, ‘꾸준한 프로그램 운영’이 31.9%를 차지했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시의 ‘차고지로 찾아가는 건강관리 지원 사업’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설문조사 하나로 끝내는 것이 아니다. 건강상담도 하고, 운동 처방도 하고, 스트레칭 교육도 받게 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긴 설명이 필요 없이 버스노동자들의 건강상태는 시민들의 안전과 바로 직결돼 있다. 따라서 이분들의 건강상태를 수시로 살피고 돌보는 것은 시민들의 안전한 생활을 보장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울산시는 내용을 더욱 알차게 보완·강화한 ‘차고지로 찾아가는…’ 사업을 추진하고 시민들은 버스를 이용할 때 격무에 시달리는 말 버스노동자들에게 말 한마디라도 따듯하게 건네는 습관을 지니는 게 어떻겠는가. 버스노동자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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