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농업이 나아갈 길- ④ 4차 산업혁명이 만드는 VR농업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농업이 나아갈 길- ④ 4차 산업혁명이 만드는 VR농업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4.24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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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즉 ‘가상현실’(假想現實)이란 컴퓨터 그래픽스의 창시자 이반 서덜랜드(Ivan E. Sutherland) 교수가 1968년에 머리에 착용하는 디스플레이(HMD)를 처음 개발하며 사용한 용어다. VR(=Virtual Reality)은 공간이나 사물을 컴퓨터 안에서 가상으로 구현하는 것을 말하며, 정보통신용어사전에서는 현실 세계에서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상황을 가상의 공간에서 시각·청각·촉각 등 인간의 오감을 활용하여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한다.

VR은 초기에 비행기나 우주선 조종 등 군사적 추적 시스템에서 주로 활용했으나 점차 게임을 비롯해 교육·의료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영화를 통해 접한 가상현실로는 1999년의 매트릭스, 2009년의 아바타 등이 대표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농업 분야에서도 가상현실을 활용한 과학농업으로 농촌 융·복합 산업을 일으켰을 때 부가가치는 배가될 것으로 예상해 본다.

현재 농업 분야에서 VR이 활용되는 예로는 농기계인 경운기·트랙터의 시뮬레이션과 스마트팜 온실 운영을 들 수 있다. 농기계 운전의 경우 초보자들도 사고위험 없이 쉽게 운전할 수 있게 하는 교육이 가능하다. 온실이나 축사 내부의 공기유동을 직접 볼 수 있게 해줌으로써 농업인이 시설 내부의 환경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가상현실이 그리는 농촌의 미래는 희망적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가장 즐기는 ‘게임’을 하듯 농사활동이 이루어지고, 실제로 우리 집 식탁으로 싱싱한 농산물이 올라오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일본의 경우 농사를 짓는 가상현실 게임으로 농업인과 도시민이 함께하고 있다. 원격재배를 통해 수확물은 본인이 먹을 수도 있고 사이트에서 판매할 수도 있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즉 온라인 원격농업과 현실 속의 텃밭으로 화면 속에서만 존재하는 가상의 공간이 아니라 내가 한 명령이 현장에서 실행되고 직접 방문하여 농사도 지을 수 있는 실제 텃밭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렇게 재배한 농산물은 가상의 게임머니가 아니라 내가 재배한 진짜 농산물이기에 실제로 집으로 배송되어 소득으로 연결된다.

게임과 함께 가상의 채소를 키우는 원격농업은 포르투갈의 마이팜, 일본의 텔레팜이 대표적이다. 그 중 ‘텔레팜’의 실행을 보면, 고객은 우선 1구획(약 1㎡)당 월 500엔의 이용료를 지불하고, 채소종자를 1품종당 500엔에 구매한 후 컴퓨터 화면의 ‘씨 뿌리기 버튼’을 클릭하면 ‘농작물 심기 지시’가 계약농가에 전송되어 가상의 농사가 시작된다. 이와 같은 농작물 원격재배 웹 시스템은 실제 농장과 연동해 인터넷상에서 지시(작물 및 자재 선택, 재배 방법)하는 대로 실제 농가에서 재배하고 수확한 채소를 집으로 보내주는 새로운 형태의 농업서비스다.

농업 VR교육의 장점은 첫째, 농업인, 전공학생, 귀농·귀촌인 등 스마트팜에 관심이 있는 이들을 위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시뮬레이션 교육 시스템을 통해 과학적으로 농사를 미리 지어봄으로써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 기존 강의식 교육방법에서 벗어나 평소의 농업환경 조절 과정에서 느낀 의문점을 직접 시뮬레이션에 대입함으로써 농산물 품질 향상에 필요한 체계적·과학적 기술교육 순환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울산에도 12명의 청년창업농민이 생겼다. 올해는 더 많은 젊은이가 농업 분야의 문을 두드릴 전망이다. 이처럼 미래의 주력산업인 가상현실 기술에 1차 산업인 농업을 접목시키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가상현실을 기능과 목적에 맞게 설계하고 제작하는 능력도 필요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계설계·기구학·역학·전기 등 기초과학 지식과 동식물·환경·농기계 등 폭넓은 분야의 지식이 요구된다. 새로운 일자리 직업군으로는 도시농업활동가, 스마트팜 전문가, 생태 어메니티 전문가, 농업 에너지·환경 전문가, 식물재배 전문가 등이 나타날 것이다. 농업이 첨단미래 산업의 꿈으로 승화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윤주용 울산농업기술센터 소장,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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