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rage Startup(차고 창업)과 메이커 스페이스
Garage Startup(차고 창업)과 메이커 스페이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4.2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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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스닥(NASDAQ)에 상장되어 있는 시가총액 상위 4개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구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창업 초기에 차고(garage)에서 시작하여 현재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점이 아닐까 싶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일생을 그려낸 ‘잡스’라는 영화를 보면 이러한 ‘차고 창업(garage startup)’ 문화의 일면을 잘 살펴볼 수 있다. 미국의 주택은 대부분 차고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공간은 단순히 자동차를 주차해 놓는 장소가 아니라 다양한 공구를 갖추고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들고 수리할 수 있는 창조적인 공간으로 오랫동안 활용되어 왔다. 미국 사회에서는 값비싼 인건비로 인하여 집안의 가구를 조립하고, 고장난 물품을 수리하고, 자동차를 정비하는 등의 일을 스스로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차고 문화가 보편화될 수 있었다고 한다.

미국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차고에서 자연스럽게 공구와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하여 집안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제작하는 환경에 노출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창조적인 창업 문화가 조성되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여러 가지 문화적 차이로 인하여 이러한 차고 환경이 제공되어 있지 못하다. 그래서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국민 누구나 창의적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기 위하여 전국 각지에 ‘메이커 스페이스(www.makeall.com)’를 조성하여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하였다. 작년에 새로 구축된 65개소의 메이커 스페이스 중 울산 지역에서는 울산과학대학교 산학협력단의 ‘두드림 메이커 스페이스’와 미래인재개발연구협동조합의 ‘미래 메이커스 랩’ 2곳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메이커 스페이스는 제작 중심의 체험 공간 제공 및 메이킹 문화의 저변 확산을 목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린이로부터 초·중·고교 학생, 나아가 성인들을 대상으로 3D 프린터, 레이저 커팅기, 컴퓨터 등의 기자재를 이용하여 다양한 물건을 제작해 볼 수 있는 체험의 기회가 제공된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아이디어 구현이 가능한 제작 공간으로 단순한 학습의 공간을 넘어 놀이 문화의 중심지로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메이커 스페이스가 주말에 가족 나들이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면, 미국의 차고 문화와 같이 자연스럽게 우리를 스스로 변화시킬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역량들이 결집되어 글로벌 기업 창업의 초석이 될 수 있다. 물론 메이커 스페이스가 무조건 창업만을 목표로 하는 공간은 아니다. 우리는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제품으로 제작해 볼 수 있고, 때로는 다양한 IoT 장비를 활용하여 흥미로운 체험을 할 수 있으며, 나아가 전문적으로 소프트웨어 코딩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을 통하여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고, 그 생각을 실제로 구현하는 다양한 방법을 배우게 된다. 결국 체험을 통한 다양한 정보 획득과 문제 해결을 통하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창의적 역량이 강화되며, 이는 미래 사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창의적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다양한 비즈니스가 각광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시장 환경에 빠른 대응을 장점으로 갖고 있는 garage startup의 미래도 당분간 어둡지 않을 것이다. 이에 정부는 궁극적으로 창업 기반 활성화를 목표로 메이커 스페이스 조성을 통한 메이킹 문화 저변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결국 우리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에서 시작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장소로 메이커 스페이스를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장민호 울산과학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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