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반구대암각화 보존안 ‘사연댐 철거’ 부상
울산 반구대암각화 보존안 ‘사연댐 철거’ 부상
  • 김보은
  • 승인 2019.04.17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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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각화군 세계유산 등재 심포지엄
대곡천반구대암각화군 유네스코등재 시민모임과 윤덕권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은 17일 울산시의사당 대회의실에서 '대곡천 암각화군 세계유산 등재 시민 심포지엄'을 개최한 가운데 패널들이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장태준 기자
대곡천반구대암각화군 유네스코등재 시민모임과 윤덕권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은 17일 울산시의사당 대회의실에서 '대곡천 암각화군 세계유산 등재 시민 심포지엄'을 개최한 가운데 패널들이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장태준 기자

 

“물부족, 운문댐 물 가져와야” 의견도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방안 중 하나로 거론되는 ‘사연댐 철거’ 요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가장 핵심문제인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운문댐 물을 가져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17일 시의회 의사당 3층 회의실에서는 사연댐 철거의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곡천 암각화군 세계유산 등재 시민 심포지엄’이 열렸다. 울산시의회 윤덕권 행정자치위원장과 대곡천반구대암각화군유네스코등재시민모임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이날 주제 발표자로 나선 서정호 울산과학대학교 환경화학공학과 교수는 ‘대곡천 반구대 암각화와 사연댐’을 주제로 사연댐 철거 시 대체 수원에 대해 다뤘다.

서 교수는 “울산시가 낙동강 물을 구입할 때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주는 비용은 t당 403.7원”이라며 “울산에서는 하루 평균 35t을 사용해 매일 1억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 지난해 낙동강 물 구입에 쓴 비용이 240억원”이라고 밝혔다.

사연댐, 대곡댐, 회야댐, 대암댐, 낙동강 표류수 등 상수원별 수질현황을 비교한 뒤 낙동강의 수질이 가장 나쁘다며 “낙동강 수질 오염사고 등으로 낙동강 물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데 울산은 낙동강 물을 비싼 값에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가 제시한 환경부 2017년 상수도통계 자료에 따르면 울산시의 수도요금은 863.8(원/m²)으로 전국 723.3(원/m²)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는 이어 “사연댐 철거 시 하루 10만t 정도를 해결해야 한다. 일각에선 낙동강 물을 더 끌어 오라고 말하는 데 이보다는 대구, 부산과 협력해서 운문댐의 물을 가져오는 것이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대구에 합천댐을 주고 운문댐을 가져오는 등 취수원 다변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제발표 이후 진행한 토론에서는 사연댐 철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토론자로 참여한 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는 “반구대 암각화의 유네스코등재를 위해서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 UV)를 지닌 유산으로서 유지·보수·지속가능한 보존이 전제돼야 하고, 물속에 잠기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사연댐은 토사 퇴적물로 담수 기능이 약화했고, 수문이 없어 장마와 태풍이 오면 반구대암각화는 수장된다”며 “사연댐을 허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권 내일포럼 정책위원은 반구대 암각화 보존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은 “사연댐 물이 공짜라든가 깨끗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 타령만 하며 반구대 암각화를 방치했다간 큰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1965년부터 2013년까지 48년간 4m 진흙이 쌓였다. 대책 없이 그대로 10년을 보내면 토사 80cm가 쌓일 것”이라며 “고래해체그림, 사람얼굴상 등 주요 하부그림을 날아가 버릴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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