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꿈
아이들의 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4.1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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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1학기 국어 시간, 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요즘 학생들 중에 꿈이 없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왜 꿈이 없는지 이야기 나누어 봅시다.’

“꿈이 없는 사람 손들어 보자.” “선생님 저는 어제도 꿈을 꾸었는데요?”

그 다음은 당연히 ‘자면서 꾸는 꿈’, ‘하고 싶거나 되고 싶은 꿈’을 구분한 뒤, ‘언젠가 시간과 가능성이 합쳐진다면 해보고 싶은 것’과 ‘장래희망’으로 구분하는 이야기가 뒤따랐습니다.

그리고 ‘장래희망직업’으로 범위를 줄인 뒤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선생님, 저는 꿈이 너무 많아요.” “선생님, 저는 크리에이터가 될래요.” “저는 하고 싶은 게 없어요.”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커서 무엇이 되고 싶어?”라는 질문으로 꿈을 강요받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직업’,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던 것’, ‘매체에 노출 빈도가 큰 직업’ 중에서 대부분 아이들의 꿈이 정해집니다.

옛날의 학부모들과 달리 요즘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많은 걸 요구하거나, 특정 직업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길 바란다고 이야기합니다.

주위의 정보 수용 범위로 보았을 때, 장래희망 적는 칸이 ‘아이돌가수’, ‘스포츠스타’, ‘유튜버’로 채워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린 시절 아이들의 꿈은 변하니까 놔두자.”

그럼 어린 시절의 꿈은 몽상의 추억 정도로만 남지 않을까요?

얼마 전 미국의 초등학교 현장실습 중 들은 아이들의 꿈은 너무나도 우리 아이들의 꿈과 달랐습니다.

“화학공학자가 되는 게 꿈이에요.” “컴퓨터공학자가 되고 싶어요.” “저는 천문학자가 되어 밤마다 별을 관찰 하고 싶어요.”

아이들의 꿈이 ‘영향력 있는 스타’가 아니라 ‘학문분야’인 것은 어린 시절부터 그 아이의 관심이 집중되어 그 길로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호기심이 가장 많은 나이에 몇 년 동안 관심 있게 바라본 꿈은 ‘대학’에서의 학문적 완성을 이루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사람의 행복을 관장하는 물질인 도파민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몰입하는 순간’에 가장 왕성히 분출된다고 합니다.

생애 스스로 행복할 사람이 될 준비도 ‘꿈의 지도’에서 이어져 지도가 이루어진다면 진로교육이 곧 전인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저 아이가 나의 자녀라면’이라는 마음으로 바라본 우리 아이들 모두에게 미비한 성공의 확률을 지닌 ‘연예인’, ‘스포츠스타’, ‘스타 유튜버’ 등 영향력이 지속의 기반이 되는 ‘인플루언서’의 삶을 위해 어린 시절부터 노력하라고 말하는 것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그 분야의 직업도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이기 때문에 ‘아이의 선택’에 ‘부정적인 말’을 할 순 없지만, 더 다양한 세상을 보여주며 선택의 폭을 내어주는데 진로교육이 변화하기 위해 큰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김남기 울산 동부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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