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해수담수 논의에 울산은 왜 빠져있나?
기장 해수담수 논의에 울산은 왜 빠져있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4.1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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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줄 놈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이 있다. 울산시로서는 이웃 부산시의 최근 움직임에서 그런 느낌을 받을지 모른다. 부산시와 환경부, 수자원공사, 두산중공업이 10일 서울서 ‘기장 해수담수화시설 가동·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일도 그럴 것이다.

부산 쪽에서는 ‘왜 울산시가 감 놔라, 배 놔라 하느냐’고 비아냥거릴지 모른다. 그러나 사정을 제대로 알고 나면 그런 말은 주객이 전도된 말일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기장 앞바다에서 해수로 생산한 담수의 판로가 막히자 부산시는 이 물을 ‘공업용’ 딱지를 붙여 울산시 온산공단에 비싸게 팔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런데 그런 논의 과정에 울산시의 존재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부산시가 울산시를 아직 대화의 상대로 여기지 않는다는 말로도 들린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부산-울산-경남 벨트’, ‘부·울·경 네트워크’ 운운하며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와 ‘어깨동무 사진’ 찍기를 즐겨 왔다. 그러나 기장 해수담수 문제만 놓고 보면 오 시장의 그러한 태도는 위선적 제스처에 지나지 않는다. 송 시장이 긴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온산공단 입주기업이 수자원공사에 내는 용수단가는 t당 469원인 반면 기장 해수담수의 생산단가는 2.4배나 비싼 t당 1천130원이다. 만약 부산시가 웃돈까지 얹어 온산공단에 판다고 가정해 보라. 불쾌하지 않은가.

울산시는 더 이상 끌려만 다녀선 안 된다. 부산시의 의중을 제대로 살펴가며 울산 기업체를 위한 맞춤형 대책을 서둘러 세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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