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교육청, ‘친일잔재 청산과정’ 공개해야
울산교육청, ‘친일잔재 청산과정’ 공개해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4.1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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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울산시교육청이 무게감 있게 홍보한 사업이 있다. ‘울산 교육분야 항일독립운동 역사 찾기’가 그것이다. 세분하면 ‘친일(親日)잔재 청산’과 ‘역사 바로 세우기’ 사업으로 나뉘고, 친일인명사전 배부도 그 속에 들어간다. 새해 초 노옥희 교육감이 기자회견을 열어 역사적 의미를 강조한 이 사업은 다른 시·도 교육청보다 앞선 바 있어 울산시민들이 자긍심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언제 그런 사업이 있었느냐는 듯 잠잠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고 시교육청이 팔짱을 끼고 있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2월 27일 ‘울산 3대 만세운동’ 성지의 한 곳인 병영초등학교에서 ‘울산교육 독립운동 100년의 빛’ 선포식과 함께 표지판·QR코드 부착 행사를 가진 것이 본보기사례다. 하지만 그 뒤로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것 같다.

‘친일잔재 청산’과 ‘역사 바로 세우기’는 주체가 누구든 사명감과 책임의식으로 의기 있게 밀어붙여야할 민족적 과업이다. 특히 시교육청 ‘친일잔재 청산 태스크포스’가 추진하는 ‘교가·교기·교목 등에 남아있는 친일잔재’ 정리 작업은, 민족정기를 되살린다는 점에서, 항일독립운동가 재조명 작업과 맥을 같이하는 뜻있는 사업이다. 따라서 그 추진과정을 중간 중간에 교육가족과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그 나름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물론 공개 시점이 ‘6월’인 것은 안다. 100주년 기념사업이 ‘일회성이 아닌 연간 지속사업’인 것도 안다. 하지만 그 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난다면 교육계 내부의 반발마저 능히 잠재울 수 있다고 믿는다. ‘교가·교기·교목 등에 남아있는 친일잔재’를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일은 떳떳한 일이다. 교육감이 바라는 일본식 명칭 ‘유치원’의 변경의 목소리도 울산에서 먼저 내면 더 좋은 일이다.

울산보다 한 발 늦었지만, 100주년 기념사업에, 다른 지방에서도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주체는 전남도교육청이고, 사업은 울산과 같은 ‘친일잔재 청산’이다. 지난 2월말 전문가그룹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한 도교육청은 학교상징(교훈·교목), 교가, 석물, 학생생활규정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친일 음악가가 작사·작곡한 교가 현황을 파악하고 희망 학교에는 새 교가의 작곡·편곡을 지원키로 한 것은 울산과 다르지 않다. 표지석·흉상 등 친일적 석물도 조사해 교육적으로 활용하거나 이전을 지원키로 한 것은 차별성이 돋보인다. 특히 훈화·치사 등 이른바 ‘훈도(訓導)문화’와 두발·복장검사도 친일잔재의 틀 속에 넣어 ‘조직문화 개선’ 대상으로 삼은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매사에 순서가 있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감춰두고 하는 일과 드러내면서 하는 일은 그 결과가 사뭇 다를 수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교육분야 항일독립운동 역사 찾기’ 사업 가운데 과정을 공개하는 바람직한 사업은 즉시 공개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의 알권리를 존중하는 관점에서도, 100주년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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